상명대학교 경영학부 서지용 교수

최근 카드사가 처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우선 카드사가 3년마다 겪고 있는 적격비용 산정과정에서 카드수수료율이 다시 한 번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2년 적격비용 산정제도 도입 이후 카드사들은 한 번도 수수료율 인하나 우대수수료 대상 확대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게다가 정부가 코로나19로 위기에 직면한 소상공인 지원에 수수료율 인하를 하나의 해법으로 고려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금리 상승도 골칫거리다. 최금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 및 위드코로나 시행에 따른 민간소비 개선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어서다. 그 결과 AA+, AA0 등급의 3년 만기 여전채 민평금리가 각각 2.47%, 2.50%까지 올랐다. 올 초 대비 100% 가까운 상승이며, 동기간 3년물 국고채 금리가 46% 올랐다는 것과 비교하면 2배 정도의 차이다. 카드사들의 조달 구조에서 카드채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여전채 금리 상승은 카드사 조달비용 증가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또 수익 마진이 큰 카드론 사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됐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카드론에 대한 차주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이 시행될 경우 카드론의 수요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다. 더욱이 5개 이상 다중채무 카드론을 규제하는 조치도 예정돼 수요 감소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드론 금리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및 가계대출 총량제 시행으로 카드사의 자금조달비용 증가, 대출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해석된다. 최근 7개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12%~15% 수준까지 올라갔다. 카드론 금리는 평균 13.58% 수준으로 판단되는데, 올 상반기 12.95%에서 매월 상승하는 양상이다.

그런데 최근 카드론 이용 차주의 상당수가 고신용자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신용점수 900점 이상 차주의 비중이 크게 늘었음에도 금리가 오른다는 건, 카드론 금리가 보이는 것보다 훨씬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풀이된다. 이는 DSR 강화와 대출 총량제의 시행으로 시중은행에서 추가 대출이 어려워진 우량차주가 카드론을 이용하기 있어서로 유추된다.

카드론 금리 상승은 일정부분 카드사의 수익 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카드사의 입장에서 우량차주에 대해 10% 이상의 고금리 카드론을 지속 공급하는 것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최근 은행이 높은 대출금리로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어, 자칫 카드사에도 비난의 화살이 쏠릴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결국, 주요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하는 가맹점 및 카드론에서의 수익 감소 가능성, 자금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높은 운용금리 유지 부담은 내년에도 카드사 경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조달비용 절감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카드채 대신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자산유동화증권(ABS)발행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낮은 조달금리는 높은 운용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또 새로운 수익사업 확보에 전념해야 한다. 당분간, 고객의 조기 확보를 통해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은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빅테크, 여타 금융업체 등 경쟁업체에 비해 차별적 서비스 제공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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