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성 하나은행 디지털혁신 TFT 차장 인터뷰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 2번째, 캐릭터 라울(Raul))이 메타버스 내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신입행원들과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사진=하나은행)
박성호 하나은행장(왼쪽 2번째, 캐릭터 라울(Raul))이 메타버스 내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신입행원들과 셀카를 촬영하고 있다.(사진=하나은행)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생활에 많은 제약이 생기면서 정교한 기술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버스(Metavers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의 세계를 지칭하는 개념을 말한다.

비대면 채널 강화에 공들이고 있는 하나은행 역시 메타버스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지난 8월 디지털경험본부 조직 내 ‘디지털혁신TFT(태스크포스팀)’을 신설했다.

하나은행 디지털혁신TFT 임기성 차장은 “하나은행은 메타버스라는 트렌드가 금융과 접목해 어떤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대응하기 위해 TFT를 구성했다”며 “적용 사업을 찾고, 원천기술 확보 및 투자, 퀵윈(단기간에 이루는 성과) 과제 발굴 등 세 가지 관점에서 성장성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퀵윈 과제로써 제페토, 이프랜드와 같은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MZ세대 고객과 소통하기 위한 시도를 하는 한편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과 제휴 관계를 맺는 등의 성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월 MZ세대를 겨냥한 공간으로 제페토에 ‘하나월드’를 열었다. 은행 본점을 돼지 저금통 모양으로 형상화해 딜링룸과 위변조대응센터 등 은행 고유 공간과 미로, 보물창고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임 차장은 “하나월드는 고객접점(POC) 중 하나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같이 고객과의 소통 채널로 활용할 생각”이라며 “상업적 목적보다는 흥미 위주의 콘텐츠로 이벤트를 기획할 생각이며 채널의 역할에 맞게 지속해서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연수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개관했으며 직원을 대상으로 한 주말 자율공개 강좌나 각 유닛별 회의 시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임 차장은 “코로나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회의와 연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생겨났다”며 “이를 이용하는 직원들은 대부분 신기해하면 긍정적인 반응들이 많아지만, 기능적 측면에서 줌이나 웹엑스와 같은 비대면 회의 툴을 대신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와 대안책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서 다양한 형태의 메타버스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한 가운데, 최근에는 ‘메타버스 영업점’까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영업점 방문 없이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한 메타버스를 통해 자금조달, 중개, 투자 서비스 등을 제공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임 차장은 “메타버스 환경 안에서 금융 기능을 제공하는 역할이 은행이 될지, 아니면 별도의 디파이(Defi·탈중앙금융) 생태계가 구축돼 은행의 역할을 대신할지 모르겠지만 향후 가상 환경에서 물리적 은행 영업점을 대신하는 어떤 기능이 나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반드시 영업점과 같은 형태일 필요는 없고 금융의 유틸리티만 제공하면 될 것”이라며 “현재 스마트폰뱅킹이 웹 2.0에 기반하고 있다면, 웹 3.0으로 대변되는 공간형, 지능형 웹 기반으로 스마트폰보다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임 차장은 “메타버스 환경 내에서의 금융은 디바이스나 홀로그램 등을 통해 구현된 가상 환경에서 서비스되는 것이 이상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물리적 공간에 고객이 직접 찾아가야 하는 스마트텔러머신(STM) 화상상담 서비스와는 확연히 차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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