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혁 하나금융투자 글로벌마켓운용실장 인터뷰

이동혁 하나금융투자 글로벌마켓운용실장 (사진=하나금융투자)
이동혁 하나금융투자 글로벌마켓운용실장 (사진=하나금융투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기후변화 대응, 탄소 저감 등 환경적 이슈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금융사의 노하우를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탄소배출권 거래다. 우리가 앞장서 좋은 사례를 구축할 경우 후속 투자에 동참하는 금융사들이 늘어나 탄소금융 등 녹색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 확신한다.”

이동혁 하나금융투자 글로벌마켓운용실장<사진>은 업계 최초의 해외 탄소배출권 획득과 플랫폼 구축 등을 목표로 하는 하나금융투자의 ESG경영 전략에 대해 설명하며 시장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탄소배출권과 관련한 활동은 금융사가 환경과 사회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사업인 만큼 시장 파이를 키워 탄소중립 달성에 이바지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지난해 11월 스코틀랜드 글라스고에서 개최된 ‘COP26(제26차 UN기후변화협약당사국회의)’ 총회에서 ‘파리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각국의 계획 목표를 제시하며 공동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민간에서 진행하는 탄소 감축 사업을 향후 국가 감축 목표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특히 자발적 탄소 시장은 UN의 지속가능발전 목표 달성에도 합치하는 만큼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

파리협정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은 정부에 의해 형성된 규제시장과 상관없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고자 하는 기업 등이 자발적으로 배출권을 거래해 탄소배출량을 상쇄하는 것이 특징이다. 골드스탠다드(Gold Standard), 베라(VERRA) 등 비영리기관(NGO)에 의해 상쇄배출권 크레딧이 발행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발행량은 3억6600만톤이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글로벌 추세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업계 최초의 해외 자발적 탄소배출권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최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방글라데시 태양광 정수시설 보급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약 94만톤 수준의 탄소배출권을 획득할 것으로 산출하고 있다.

만일 탄소배출권 획득에 실패하더라도 아시아 최빈국의 발전에 도움이 된 만큼 사회공헌 차원에서도 의미 있는 활동이라는 게 이 실장의 설명이다. 실제 태양광 정수시설 보급은 UN이 정한 △SDG6(건강하고 안전한 물 관리) △SDG8(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 △SDG12(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 △SDG13(기후변화와 대응) 등 4가지 지속가능발전 목표 실천에 부합한다.

“모두가 ESG경영을 논하지만 대다수가 지엽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실제 환경보호에 기여도가 미미함에도 마치 도움이 된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그린워싱, Green Washing)’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우리는 최빈국에 투자하는 사회공헌활동과 이를 통해 획득 가능한 자발적 탄소배출권의 가치를 높게 판단했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탄소금융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자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자발적배출권과 규제배출권(할당배출권)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배출권이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융통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금융사가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는 활동이라는 이유에서다.

세부적으로 글로벌 IB와의 협력을 통해 탄소배출권 OTC(장외거래) 플랫폼 구축 건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싱가포르의 CIX(Climate Impact X)가 계획 중인 탄소배출권 플랫폼 ‘프로젝트 마켓플레이스(Project Marketplace)’와 사업파트너, 마켓메이커 역할 등으로 협업하는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밖에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5월부터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조성자로 참여하고 있는 하나금융투자는 금융감독원에 업계 최초로 자발적 탄소배출권에 대한 자기매매 및 장외거래 중개 업무를 보고하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수정 기자 crystal@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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