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경제와 금융에 바란다'

 

[편집자주] 대한금융신문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변화와 성장 가능성을 금융권 전문가 및 퇴직금융인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윤 정부가 보완해야 하는 경제, 금융에 관한 이야기와 변화가 필요한 정책에 대해 짚어보고 대안을 제시한다. 

[백승희 칼럼] 요즘 대세는 메타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상황이 지속되면서 현실에서의 활동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메타버스는 이제 또 하나의 홍보 공간 또는 현실에서의 활동을 보조적으로 돕는 공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듯 보인다. 

미래 사회를 위한 금융, 메타버스

현재 전 세계의 통신, 플랫폼 관련 기업들은 메타버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메타(옛 페이스북), 구글, 애플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개발하기 위해 관련 벤처기업들을 인수·합병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도 삼성전자가 메타버스 산업에 진출하기로 선언하는 등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이 메타버스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는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사용 목적에 맞게 전 분야에 활용될 것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금융 분야 역시도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금융업은 그 어떤 산업보다 환경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왔으며, 새롭게 개발된 기술을 적극적으로 융합해 유연하게 발전해 왔다.

금융과 기술의 동반 성장

기술은 금융업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바꿔줬다. 은행 점포 안에서만 가능했던 다양한 은행 업무가 통신기술의 발달로 온라인 뱅킹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났으며, 어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모바일 뱅킹으로 고객의 트랜드에 맞게 변화했다. 덕분에 고객들은 줄지어서 기다리던 시간을 절약하게 됐고, 금융(Finance)은 기술(Technology)을 만나 핀테크(FinTech)를 탄생시켰다. 토스, 카카오뱅크, K뱅크와 같은 핀테크 기업들은 금융업에 등장해 철통같던 금융 생태계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핀테크 기업들은 은행권보다 먼저 고객들이 창구 방문 없이 휴대폰 스크린을 손으로 몇 번만 터치하면 예·적금은 물론 대출까지 가능하게 해줬으며, 이율도 기존 은행에 비해 뒤쳐지지 않도록 제공해 주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바쁜 현대인에게 더 빠르고 간편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20~30대의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게 하고 있다. 일반 은행들도 운영 측면에 서 인력과 점포를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금융업은 이제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와 같은 기술들을 접목해 무수히 많은 정보 속에서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함으로써 고객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아울러 현재는 인공지능 은행원이 안내하는 무인은행을 탄생시키는 지점까지 생겨났다.
 
이제 금융업은 다음 단계로써 이 모든 기술들을 하나로 융합한 메타버스 공간으로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금융권은 왜 메타버스로 들어가는가?

경제가 성장하고 전 세계가 개방되면서 다양성이 중시된 지는 오래됐다. 따라서 기업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소비자가 공통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되, 특정 계층에 집중해서 어필해야 한다. 현재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세대 즉, 20~40대는 다른 세대에 비해 온라인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세대다. 따라서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온라인으로 옮겨준다면 물고기에게 물을 만나게 해주는 것처럼 활발하게 활동할 것이다. 

이에 금융업은 앞으로의 경제주체인 MZ세대(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엄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에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메타버스 공간 안에 다양한 시설을 만들어 게임과 같은 재미를 제공함으로써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또 코로나 시대에 맞게 젊은 신입 금융인들의 교육을 메타버스 안에 만든 연수원에서 진행함으로써 지속적이되 핵심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업무 공간 역시도 메타버스에 조성함으로써 현재 고객에게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메타버스 안에서도 제공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이에 금융업계는 메타버스 전담 조직인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려 메타버스 기술 보유 업체와 금융 비즈니스를 가상공간에 조성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우리는 이제 지역 주소를 딴 영업점이 아닌 메타버스의 이름을 딴 영업점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변화하는 환경과 기술로 메타버스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회복이 됨으로써 기존에 적용됐던 비대면 디지털 전환 전략이 변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온라인공간 안에서 원하는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해 주는 5G, 가상현실(Virtual Reality),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과 같은 기술들은 아직은 개발단계에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과 기술들이 동시에 완성단계에 놓여야만 완전하게 현실을 대체할 수 있는 메타버스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어 ‘메타버스 금융’이 실현되기에는 조금 더 시일이 걸릴 것이다. 

우리가 기대하는 금융의 모습 

기술이 발전하는 이유는 인간의 편리한 삶을 위해서이다. 따라서 ‘메타버스 금융’ 역시도 소비자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고려하고 배려해야 한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 금리 상담이나 대출 업무 등을 위해 은행을 방문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나이 어린 꼬마 손님이 다양한 예금 상품을 알기 위해 부모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 은행에 가서 상담을 받는다는 것도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다. 현재 금융업들이 개발하고 있는 메타버스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과 니즈(needs)를 발견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도록 개발된다면 도움의 손길이 닿지 않은 현실을 개선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아바타를 통해 은행이나 증권사로 들어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부의 축적을 위해 어릴 적부터 다양한 상품을 이해하고 가입한다면 저소득 계층이 얇아지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사용여부에 따라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수단이 될 수도, 무언가를 파괴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금융업의 메타버스는 기존 고객과 새로운 고객을 위해 만들어지고 있지만 더 나아가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실천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금융 메타버스가 금융 소외계층도 포용할 수 있도록 개발돼 금융이 인류애(愛)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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