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적정성 규제선 간당간당…건전성 우려↑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 운영 개선책 필요”

2022년 7월 7일 17: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저금리·고정금리 메리트가 있는 정책모기지로 금융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경제불황과 부동산 시장 위축에 의한 주택담보대출 부실 조짐도 뒤따라 정책모기지 공급책인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를 향한 건전성 저하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7일 주택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주금공은 지난 2004년 설립된 이래 총 332조원 규모의 정책모기지를 공급했다. 보금자리론은 17여년간 198조4056억원이, 지난 2012년부터 취급한 적격대출은 133조2328억 원이 판매됐다.

정부 보증을 받는 정책모기지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일반 주담대보다 낮은 금리에 장기(10~40년)로 이용할 수 있어 무주택자들의 대표적인 내 집 마련용 ‘주거 사다리’ 상품으로 꼽힌다.

최근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대출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되는 정책모기지에 대한 관심을 더욱 키운다.

여기에 주금공이 올해 3분기 실행분부터 중도상환수수료율을 기존 최고 1.2%에서 0.9%로 0.3%포인트 인하하고, 은행들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확대하라는 당국 주문에 맞춰 판매를 확대함에 따라 정책모기지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주금공의 주택담보대출 시장 장악을 두고 일각에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 감독규정에 따르면 주금공은 자본적정성 기준인 핵심자본비율을 6% 이상 유지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경영개선조치 명령을 받게 된다.

핵심자본비율이란 핵심자본에서 위험가중자산을 나눈 값을 말한다. 핵심자본 구성 항목엔 자본금, 이익잉여금, 자본잉여금, 자본조정,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들어간다. 위험가중자산은 신용위험가중자산, 시장위험가중자산, 운영위험가중자산의 합계다.

주금공의 핵심자본비율은 올해 3월말 기준 7.72%로 국제결제은행(BIS) 규제인 바젤3가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8월말 8.33%보다 0.61%포인트 하락했다.

바젤3 도입 전 바젤2 기준으로 산정했을 땐 6.2%대로 마지노선에 근접했던 만큼 건전성을 끌어올릴 타이트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여파로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계속 부풀고 있다는 거다. 금리 인상기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 조짐 역시 주담대에 부정적 요인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보금자리론 채무조정 건수는 109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금공의 건전성 하락은 정책모기지 공급을 위해 발행한 주택저당증권(MBS)에도 타격을 미칠 수 있다. MBS는 은행 등 금융사가 주택 자금을 대출한 뒤 취득한 주택저당채권을 기초 자산으로 주금공이 발행하는 수익증권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당시 미국 대형 모기지 업체였던 페니매와 프레디맥에 국책 주담대 부실에 의한 MBS 상환요구가 빗발치면서 생긴 유동성 문제로 촉발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산 포트폴리오가 분산된 은행과 달리 정책모기지에 쏠린 주금공은 가계부채 부실이 심화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정책모기지를 이용하는 절대적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장기적 관점으로 건전성을 키우기 위해선 대출조건을 강화하는 등 운영 개선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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