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등급 3년물 4.973% 사상최고
자금조달 적신호…“마진 줄어든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카드채 금리가 5%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자체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로선 대출 공급을 축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여전채 AA+ 등급의 3년물 금리는 4.879%로 8개월 전인 연초 2.456%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카드채 금리는 지난해 9월 중순까지만 해도 1%대에 머물렀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그해 11월부터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올해 들어선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 3월 7년 8개월 만에 3%대를 돌파한 금리는 6월 10여년 만에 최초로 4%대에 이르렀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미국 잭슨홀 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관련 발언을 한 이후 지난 1일 카드채 금리는 연 4.973%를 찍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가 치솟으면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카드사에 악재다. 연말까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조달 비용 부담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수단으로 기업어음(CP)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CP는 만기가 짧아 상대적으로 금리도 낮고 수요 예측을 거치지 않아 발행 과정도 간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카드사의 발행 규모는 3조552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50억원)보다 3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유동화증권(ABS)도 확대하고 있다. ABS는 대출채권, 매출채권, 부동산 등의 여러 가지 형태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으로 발행금리가 낮아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채가 자금조달을 하는데 포션이 제일 크긴 하지만 (조달금리 상승에 따라) 현재 CP나 ABS 발행으로 자금조달을 다원화해서 최대한 방어를 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달 비용 방어를 위해 CP와 ABS 발행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대출상품 금리를 끌어 올릴 수밖에 없는데 현재 최고금리 규제로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카드론 공급이 축소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여전채 금리가 최근 연초 대비 2배 올랐다”라며 “대출 금리도 그만큼 올려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카드론은 법정 최고금리가 20%라 올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마케팅 비용도 들어간다. 마진이 많이 줄어든 카드사 입장에선 굳이 카드론 사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나 할 것”이라며 “방법은 카드론 금리를 올리거나 카드론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대한금융신문 김슬기 기자 seulgi114441@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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