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예비입찰서 인수의향서 제출
합병시 시장점유율 업계 3위 수직상승

카드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이
카드사 상반기 당기순이익 추이

하나금융지주가 롯데카드 인수에 주판알을 굴리고 있다. 롯데카드와의 합병 시너지를 통해 부진한 하나카드의 경쟁력을 키우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지분 59.38% 매각을 위해 진행한 예비입찰에 하나금융지주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업계는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에 뛰어든 건 비은행 부문 실적을 개선해 그룹 성장을 견인하려는 복안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하나금융 총순익 중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2021년 말(34%)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감소한 건 하나카드의 실적 부진이 한몫했다. 상반기 하나카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해 업계 최하위로 기록됐다.

전반적으로 시장환경이 악화하기도 했지만 주 수익원인 카드론 취급액이 45% 급감하는 등 대출업에서 부진한 영향이다.

시장 점유율도 가장 낮다. 올 1분기 기준 하나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6.1%다. 타사를 살펴보면 △신한카드 18.2% △삼성카드 16.3% △현대카드 14.2% △롯데카드 9.1% △우리카드 7.8% 순이다.

롯데카드와의 합병이 성사되면 15% 수준으로 상승해 업계 3위로 발돋움하게 된다. 롯데카드의 강점인 카드대출업, 디지털 플랫폼도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인수를 통해 하나카드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관건은 MBK파트너스가 요구한 3조원이 성사될지 여부다. 카드업계 시장 전망이 악화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몸값이 지나치다는 평가가 전반적이다.

하나카드의 부진한 실적이 롯데카드 인수를 부추길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이 지난 2019년 롯데카드 인수에 실패한 뒤 재참여하는 만큼 인수 의지가 더 강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앞서 하나금융이 가격 차이로 인수에 실패했음에도 롯데카드 몸값이 더 오른 현재 인수에 재참여한 건 하나카드 상황이 그만큼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하나카드가 앞서 SK텔레콤, 외환카드와의 합병을 시행했음에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지 못하고 하위권에 머무는 걸 고려하면, 롯데카드와 합병이 되더라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입장을 보인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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