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정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 센터장

과거 장수프로그램이었던 전원일기를 TV에서 종종 보곤한다. 예전 드라마를 보면 3대가 출연하고, 아파트보다는 일반주택배경이 더 많았다. 문득 예전 연속극에 등장하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연령이 궁금해 질 때가 있다. 

통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할머니, 할아버지의 변천을 확인할 수 있다. 1970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62.3세였다. 지금 생각하면 겨우 60세 전후의 나이에 노인으로 살다 사망한 것인데, 정말 까마득한 옛날 같은 느낌이다.  2017년 기준으로 만40세의 한국인은 평균 42.7년을 더 살게 된다고 한다. 과거 1970년대 퇴직 후 몇 년간의 짧은 노후를 보내고 사망하던 60대의 노인들은 현재의 시간에서는 ‘액티브시니어’가 됐다. 

일반적으로 3명이상의 높은 출산율이 일정기간 연속적으로 유지된 인구집단층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좁게는 1955~1963년까지의 700만명의 인구를 베이비붐세대로 일컫지만, 그 범위를 좀 더 넓혀 2차 베이비붐세대라 할 수 있는 1974년생까지 확대하면 현재 예비 은퇴인구를 포함하면 1600만이 넘는다. 이 수치는 전 인구의 33%에 육박한다. 

1차 베이비붐 세대의 마지막 출생자인 1963년생조차 이제 60세가 됐다. 늘어나는 퇴직인구의 증가와 함께 남은 30~40년을 행복하게 생활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은퇴세대의 가장 큰 어려움은 현금흐름이 줄고 삶의 다양한 리스크를 고려해 자산에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해법을 신탁에서 찾아가 보자. 

평생사업체를 운영해 쌓은 재산을 보호하고 싶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박종기 최근에는 회사 이메일이 해킹을 당해 실질적인 손실까지 발생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해외에서 해킹당해 자금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본인이 떠안게 된 것이다.

날이 갈수록 기업환경은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어떤 때는 그만 은퇴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회사에 대한 책임감과 사명감 때문에 버티고 있지만 재산과 사업의 리스크를 분별해 재산은 보호하고 리스크를 줄일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본인의 주요재산을 신탁에 맡겨 자신에게 유고가 발생하더라도 자녀들에게 안전하게 주식, 현금, 부동산을 넘겨주어 만일에 사태에 대비할 수 있게 꾸몄다. 회사 운영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신탁된 재산은 강제집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신탁은 재산을 맡기는 사람, 즉 위탁자의 파산과 분리해 관리되는 특성이 있어 은퇴 전후의 삶의 다양한 리스크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 

퇴직금과 보험금을 신탁으로 관리하다 

김명일 씨는 30년간 일해온 회사에서 정년퇴임으로 퇴직금도 받았다. 김명일 씨는 현역 시절부터 찬찬히 은퇴준비를 해왔다. 그동안의 지식과 노력을 바탕으로 창업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설계해 나갈지 고민이 많다. 

재무적인 측면에서 먼저 퇴직금의 반을 뚝 잘라 신탁에 맡기려고 한다. 창업 자금도 중요하지만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금을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창업을 했다가 큰 손실을 입은 주위 사람들을 많이 봐온 아내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일정 자산은 안전하게 처리해둬야 한다.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와 퇴직금의 반을 신탁으로 맡기고 사업이 안정기에 시간을 두어 스스로 통제하기로 했다. 신탁의 해지나 중도인출은 아내와 협의해 동의가 필요하다는 조건도 설정해 놓았다. 또한 신탁에 맡긴 현금은 매월 이자를 지급받을 수 있는 신탁상품으로 운용해 노후를 위한 안전자금을 확보하고 일정한 수입을 얻는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한편 요즘은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함께 직장여성들의 고민도 늘고 있다. 김선영 씨는 최근 친구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는 걸 보면서 자신의 어린 아들이 걱정이 된다. 친구 남편은 평소 건강했지만 심장마비로 급작스럽게 사망해 주위 사람들이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보험가입을 많이 하고는 있지만 부부에게 사고가 생긴다면 과연 미성년자인 아들은 어찌 될까.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하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유언장을 써두려고 한다. 부부 모두에게 유고가 생겼을 때는 친언니를 후견인으로 지정하고 본인의 보험금이나 퇴직금 등은 신탁으로 관리하되 아들이 어느 정도 재산관리 능력이 있는 나이까지 관리하는 방법을 통해 삶의 리스크를 대비하고자 한다.

이처럼 큰 재산이 없더라도 급작스러운 변고 상황에서 상당한 금액이 한꺼번에 될 경우를 대비한 유언과 신탁관리방법을 마련한다면 더욱 현명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은퇴 후 안정된 생활을 보장받으려면 자산관리에 있어 신탁을 활용할 만 하다. 신탁은 보호기능이 크기 때문에 은퇴생활을 준비하거나 이미 은퇴한 세대들이 꼭 필요한 아이템이므로 신탁을 잘 하는 주변의 금융기관과 설계를 논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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