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올해 초만 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극복했다는 기쁨은 잠시뿐 공급망 교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높은 인플레이션은 금리 급등과 금융시장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실물경기 침체 신호들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등 다양한 경제지표들은 오는 2023년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경기둔화를 암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침체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외 기관들은 2023년 우리나라 경제가 2% 수준의 낮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글로별 경기 상황에 따라 2%의 성장도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얼마 전 진행된 보험회사 CEO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86.9%의 CEO들이 2023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바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 또는 경기침체는 보험산업의 성장성 및 수익성뿐만 아니라 장기 성장 기반을 약화하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민간소비 둔화는 개인보험 수요 위축을 가져올 것이며, 가계부채 부담 확대로 인한 보험계약 해지 증가가 예상된다.

아울러 수출 둔화와 함께 기업의 투자가 위축될 경우 기업성 보험의 성장 둔화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또한 경기 상황 악화는 보험금을 과도하게 청구하거나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도덕적 해이 문제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험료 성장이 제한적인 가운데 보험금 지급 증가로 인해 보험회사의 수익성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보험산업이 단기적인 성장성 및 수익성 대응에 집중할 경우 디지털화 및 신사업영역 확대와 같은 장기 혁신 의지가 약화될 수 있으며, 이는 장기 성장성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고령화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보험산업, 특히 개인보험의 장기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는 요인이다.

한편 2023년은 IFRS17, K-ICS 등 새로운 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되는 해다. 경제 환경도 힘든 시기에 보험산업은 새로운 제도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분기점을 맞고 있는 것.

시가평가 기반의 새로운 제도하에서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 변동성은 경제적 가정 및 계리적 가정 변동을 통해 재무성과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경기 불확실성은 보험회사의 경영성과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결과적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기둔화는 보험산업에 있어 복합적인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2023년 보험산업은 ‘경기 불확실성’, ‘제도 도입 결과의 불확실성’, ‘미래 생존 불확실성’이라는 세 가지 불확실성을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산업은 2023년 경기둔화에 대응하여 성장성 및 수익성 유지를 위한 상품 및 판매채널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사업비 관리, 보험금 누수 관리를 통한 보험영업 효율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동시에 IFRS17, K-ICS 등 새로운 제도에도 잘 적응해 나아가야 하며, 디지털화, 신사업 영역 확대, ESG 대응 등 장기적인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노력도 지속해야 하므로 보험산업은 2023년에 다가올 다양한 불확실성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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