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성 높여 고객 락인효과 강화
오픈페이도 탑재해 빅테크 맞선다

KB페이 애플리케이션 이미지(사진=KB국민카드)
KB페이 애플리케이션 이미지(사진=KB국민카드)

카드사들이 중심에 선 금융그룹 원앱 구축이 막바지에 들어섰다. 간편결제부터 생활밀착형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 플랫폼으로 도약해 빅테크 대응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오는 6일 현재 제공 중인 모든 앱을 간편결제 서비스 앱 ‘KB페이’로 일원화한다.

KB페이 안에 ‘KB국민카드’ 앱과 마이데이터 앱 ‘리브메이트’의 주요 기능이 포함된다. 앞으로 각각의 앱을 따로 사용해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도 탑재된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지난 9월말 KB페이에 KB국민카드 앱을 합치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번 개편을 통해 리브메이트까지 통합되면 더 고도화된 원앱 플랫폼으로 도약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앱 통합으로 단순 결제기능을 넘어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각종 영화·숙소 예매, 쿠폰 구입, 퀴즈, 운세 등 생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페이 앱을 통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빅테크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중심으로 급성장한 빅테크 기세에 금융사들이 위기감을 느끼고 원앱 플랫폼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앱 하나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이탈을 방지하는 ‘락인 효과’를 강화하겠다는 것.

앞서 신한카드도 '신한pLay(신한플레이)' 앱으로 전사 서비스를 통합하고 기존 카드 앱 운영을 종료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각각 '우리 원(WON) 카드’와 '원큐페이' 앱 중심으로 전 서비스를 통합했다.

삼성카드의 경우 올 상반기부터 삼성금융 계열사와 함께 통합 앱 ‘모니모’를 운영 중이다. 보험금 청구, 신용카드 한도 조정, 펀드투자 등 각사별로 따로 신청해야 했던 주요 기능들을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또 이르면 내년부터 모니모에도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탑재될 것으로 점쳐진다. 그간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받은 중징계로 인해 마이데이터 사업에 참여할 수 없었다.

내년 2월 징계 기간이 종료되면 마이데이터 허가 심사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당국 허가를 받은 이후 마이데이터를 탑재하면 그룹 서비스에 제한됐던 서비스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오픈페이를 구축하는 것도 앱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 통합 앱 내 간편결제 서비스를 고도화해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오픈페이는 은행권 '오픈뱅킹'과 같은 개념으로 타사 신용·체크카드를 자사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를테면 KB국민카드 페이 앱으로 신한카드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상용화 막바지 단계로 각사별로 출시일을 조율 중이다. 이르면 연내 혹은 내년 초 서비스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빅테크 등과 같은 금융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원앱 전략 및 간편결제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비자 편의성을 높여 락인하게 되면 데이터 확보 등 생활밀착형 금융플랫폼으로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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