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말 1000억 돌파…전년比 14.3%↑
취약차주 중심 부실·위험률 빠르게 확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000조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 경제침체 우려가 커진가운데 부실위험 규모가 40조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2년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01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14.3% 급증한 수치이며 통계 편제 이래 최대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은행(6.5%)보다 비은행(28.7%)에서, 비취약차주(13.8%)보다 취약차주(18.7%)가 더 빠르게 늘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32.7%)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연체율은 3분기말 현재 0.19%로 전년동기(0.17%)보다 다소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돈을 많이 빌려 가지만 그만큼 착실하게 상환하고 있는 차주가 많다는 뜻이다.

다만 낮은 연체율이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마련된 정부 정책에 따른 착시효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만기연장·상환유예 정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보고서에선 자영업자의 부실위험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보고서는 연체가 시작됐거나 세금 등을 체납한 차주가 보유한 대출을 부실위험이 높은 대출로 보고, 전체 자영업자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부실위험률로 정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취약차주의 부실위험률은 지난 2021년 10%였지만 올해 12.9%로 상승한 뒤 내년에는 19.1%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우량차주의 부실위험률도 마찬가지로 늘고 있다.

2021년 0.4%에 불과했던 부실위험률은 올해 1.0%, 내년에는 1.9%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자영업자대출이 코로나19 이전 추세대로 증가한다는 가정하에 내년 말 자영업자의 부실규모가 취약차주는 15조~19조5000억원, 우량차주는 16조1000억~19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른 전체 부실위험 규모는 31조1000억~39조2000억원이다.

한은은 자영업자 대출의 부실위험을 축소하기 위해 “취약차주의 채무재조정을 촉진하고 정상차주에 대한 금융지원조치의 단계적 종료 및 만기일시상환 대출의 분할상환 대출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어 “금융기관들이 자영업자 대출 부실 증가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적립규모를 확대하고 자본을 선제적으로 확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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