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나눔125경영컨설팅 오세천 대표

(주)행복나눔125경영컨설팅 오세천 대표
(주)행복나눔125경영컨설팅 오세천 대표

생물학자들은 사람에게는 협력하고 공존하는 본성이 있다고 말한다. 원시상태에서 사람은 다른 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약해 사냥과 채집을 하여 굶주림을 채우고, 무서운 맹수를 피하고, 추위를 이기고, 아이를 낳아 키우는 생존과정에서 투쟁이 아니라 서로 도와야 했다.

그런 현실적 필요로 다른 사람에 대한 친화력이 발달하고 협력관계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런 협력관계를 통해 우리 종은 다른 어떤 종보다 빠르게 혁신하고 공유할 수 있었는데, 강하다기 보다 부족한 것이 많아서 서로 돕고 사는 가운데 만물의 영장이 됐다는 이야기이다.

심리학자, 교육학자들은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재들이 갖추어야할 핵심역량의 하나로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협력은 다른 모든 기술과 역량을 세우는 기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경영학자들은 협력이 모든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있으며 과제를 달성하고 스스로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본다. 

협력은 신뢰, 소통과 더불어 사회적자본(social capital)을 이루는 무형자산으로 그 자체로 국가경쟁력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이며, 모든 조직이 발전적인 기능을 다하는데 꼭 필요한 역량이다. 특히 다양한 사회구성원과의 공감과 협력은 기업에 있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ESG시대의 경쟁력이 된다.

그런 만큼 크던 작던 기업들 스스로 상생발전하는 진정한 협력생태계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 여기서 기업마다 진정한 생태계 만들기에 좋은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삼성중공업이 ‘소통과 협업’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도했던 사례를 소개한다.  

삼성중공업 당시 박대영 사장은 2013년 4월 23일 ‘감사나눔 Thank You운동’의 출발을 선포한다. 부서간 협업이 안되고 서로를 탓하면 회사의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배려하고 소통하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 가자는 내용이다. 물론 본인부터 솔선수범하여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으며, 이 감사나눔이 삼성중공업의 고유한 조직문화가 되도록 힘을 모으자는 당부도 했다.    

그 무렵 삼성중공업은 직원과 협력사 모두 합하여 4만5000여명의 거대 조직이었다. 부서 이기주의가 심해지거나, 서로 소통이 잘 안되거나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조선업계가 처한 총체적 난국을 타개해 나가기 힘들 뿐 아니라 생존에도 직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었다. 뭔가 한방향 정렬이 필요하다는 절실함 속에서 감사나눔활동을 시작했다.

대부분 여러 기업들의 그동안 모습을 보면 좋은 혁신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면 어렵사리 출발은 하는데 원하는 결실을 얻지 못하고 중도 포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중공업은 감사나눔을 지속적으로 실천해 내부 조직문화로 만들어 가는 것은 물론 가정과 지역사회로까지 확산해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선포식이후 차근차근 ‘감사나눔 변화관리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시범강의를 통해 임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전사원 감사나눔교육, 감사리더양성, 코칭간담회 등을 진행하면서 감사나눔 문화기반을 하나씩 다져나갔다. 

감사카드를 자제 제작해 배포하고, 직원 가족을 위한 감사나눔 체험특강도 진행했다. 각 부문과 협력사, 고객사간 이뤄지고 있는 감사활동을 공유하기 위해 분기별로 ‘감사형통(感謝亨通, 감사가 일상이 되면 모든 일이 뜻하는 대로 이루어진다)’이라는 활동 모음집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부서간은 물론, 가족, 협력사, 고객사, 지역사회와 100감사를 나누면서 실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그리고 감사를 나누는 새로운 소통채널이 생기면서 삼성중공업이 기대하던 협력생태계의 모습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나 자신부터 ‘고맙다’는 표현이 자연스러워지면서 빈도도 늘어나고, 경청하는 자세가 생기고,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업무에 더 적극적이 됐다. 웃는 인상으로 변했다. 

가정에서는 아빠에게 인사를 안 하던 아이들이 인사를 하고 가족간 대화가 많아졌다. 자녀의 학우 관계가 좋아지고 성적도 올라갔다. 가정적인 남편이 되었고 가정의 행복이 회사로 이어졌다.

2년간 거의 말도 안하고 지내던 동료가 이제는 협조를 해주는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일하는 분위기가 개선되고 갈등이 감소했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들이 칭찬과 감사라는 낯간지러운 말을 주고받으며, 거친 말들이 많이 줄었다. 서로 오가는 말이 부드러워지니 마음도 부드러워졌다. ‘내 일이 아니면 안 하겠다’는 태도에서 ‘우리 쪽에서 처리 가능할 것 같다’며 먼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게 됐다, 이후 업무 진행이 수월하게 돌아가는 것을 느끼고 있다.

‘감사나눔협업교류회’를 통해 다른 부서와 소통을 하다 보니 현장상활도 파악하게 되고 나의 작업이 질적으로 향상됐다. 그러다 보니 선주와 원활한 관계가 이뤄지고, 생산과 설계, 모두 만족하게 됐다.」

그리고 삼성중공업은 매년 회사만족도 조사에서 2010~2012년에는 그룹평균보다 낮았는데, 감사나눔활동을 시작한 2013년 이후 그룹평균에 이르게 됐고, 2015년에는 그룹평균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처럼 감사나눔은 나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가정을 행복하게 하고, 기업에 조용한 변화와 혁신이 일어나도록 하고, 사회를 번영하게 하는 최선의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단 두 글자 ‘감사(GRATITUDE)’의 힘이 참 크다.

「내가 하는 일에서 더 바람직한 협력관계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요?
그러면 새해를 맞이하면서 감사일기를 쓰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감사편지와 문자를 나누는 감사의 표현 습괸을 만들어 보세요~」

“나는 감사합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