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슈어테크(Insurtech)는 보험을 의미하는 ‘Insurance’와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존 보험서비스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제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융합한 보험서비스의 혁신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인슈어테크는 기존 핀테크의 한 분야이며 지난 2010년 이후 핀테크 산업이 보험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탄생했다.

보험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인슈어테크 투자는 지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64%의 투자 증가율을 보였고, 2021년에는 약 144억 달러로 2012년 대비 36배가 증가했다. 또 시장조사기관 퀄리킷 리서치(Quali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인슈어테크 시장은 2019년 54억 8000만달러에서 2027년에는 118억 8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레모네이드, 오스카 헬스, 히포 등 10여개 인슈어테크 기업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했고, 프랑스 시프트테크놀러지 등 인슈어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도 다수 배출됐다. 유럽 또한 보험산업이 가장 변화가 느리고 보수적인 산업군임에도 불구하고 독일보험산업협회, 보험중개인협회, 보험회사연합 등 보험사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서 인슈어테크를 육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인슈어테크는 어떨까. 현재 글로벌 유니콘 기업 1205개사 중에서 국내 핀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은 비바리퍼블리카 1개사 뿐이며, 인슈어테크 유니콘 기업은 전무한 상황이다.

국내 대표적인 인슈어테크 기업은 △인슈로보 △보맵 △보닥 △해빗팩토리 △카비 등이 있으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등 규제환경 변화로 인해 서비스가 위축돼 있는 상태다. 일부 인슈어테크 기업은 규제를 피해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2021년 금융소비자법이 전면 시행되면서 인슈어테크 업체들의 여러 서비스들이 중단된 바 있다. 인슈어테크사들은 판매 채널에서 비교·추천 기능을 완전히 없앴고, 보험과 대출 등을 종합서비스하는 업체는 관련 추천 서비스를 접기도 했다.

올해부터 새 회계기준(IFRS17), 신 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으로 국내 보험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보험산업의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교보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등 국내 대형 보험사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차원에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과의 제휴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소규모 지분투자 또는 특정 업무에서의 솔루션 도입에 국한돼 있어 인슈어테크 스타트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그 동안 개별 보험사 차원에서 건강증진형 보험, 운전습관연계 보험, 보험사기탐지, 실손보험 간편 청구 등 보험업무에 인슈어테크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다수 있었다. 그러나 보험산업 차원에서 인슈어테크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 체계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이다. 

국내 인슈어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보험업법 및 금소법 등 관련 규제의 완화와 함께 인슈어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확대하고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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