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급증한 여전채 발행금액
조달비용 상승에 예견된 실적악화

2023년 7월 31일 15: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올해 상반기 찍어낸 채권이 35조에 육박했다. 금리 상승기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로 업계의 실적 부진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여전사가 발행한 채권은 34조3809억원으로 전년 동기(25조5720억원) 대비 34.4% 급증했다. 

세부적으로는 올 상반기 카드채 발행금액이 12조6100억원으로 전년(8조6900억원) 대비 4조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캐피탈 등 할부금융사의 채권 발행액은 16조8820억원에서 21조7709억원까지 늘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여전사는 영업에 활용하기 위한 자금의 60~70%를 채권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문제는 올해 시장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시장에서 여전채 신용등급 AA+ 기준 3년물 민평(채권평가사 평균)금리는 이달 4%를 웃돌았다. 지난해 초 2% 중반대에서 레고랜드 사태 직후인 하반기 6%대로 급등했고, 올해 3월 3%대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4%대에 진입한 것. 

지난 2021년엔 여전채 금리가 1%대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 확보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높은 시장금리가 올해 여전사 당기순이익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반기에도 자금조달 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다. 

실제 올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주요 카드사(신한·삼성·국민·우리·하나) 5곳의 당기순이익은 9549억원으로 1조원 지난해 상반기(1조2270억원) 대비 22.2% 감소하면서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5개사 모두 순이익이 위축된 상태다. 

한 여전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자비용이 증가한 것이 순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높은 카드사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중소형 여전사는 더욱 부담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는 별개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선 금리가 지속 인상돼 전체적인 시장금리는 상승세다.

이달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 총재는 "금통위원회 6명 모두 기준금리 3.75%로 갈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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