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적합한 조직 및 저비용 체제 구축 필수

선진은행 해외서 막대한 수익 시현

국내 경쟁 벗어나 성장동력 찾아야

 

국내 은행들의 해외진출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계 상황에 이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은행들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해외무대는 중국 등 아시아 신흥개발국에 집중되고 있다.

작년 말까지 개설된 해외점포 중 절반 이상인 68곳이 아시아로 나타났으며 구체적으로는 중국 23개, 일본 11개, 홍콩 11개, 베트남 8개 등으로 집계됐다.

이런 현상이 올해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내 은행들이 개설을 준비중인 지역은 중국이 8개로 가장 많고 △인도 5개 △베트남 4개 △카자흐스탄 3개 △러시아 2개 등의 순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어 캄보디아, 아랍에미레이트, 칠레, 우크라이나, 미국, 캐나다, 독일, 인도네시아 등이 각각 1개로 나타났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절실

UBS, ABN 암로 등 유럽의 대형 은행들이 세계적 은행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90년대 후반부터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또 호주 및 스페인의 은행들도 국내 시장의 한계를 인식해 각각 80년대 후반과 90년대 후반 이후 외국은행 인수를 통해 해외시장에 적극 진출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었다.

국내 은행들도 협소한 국내 시장에서 주택담보대출 또는 중소기업대출을 놓고 마켓쉐어 경쟁을 벌이는데서 탈피해 성장동력을 해외시장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한편 해외 시장에 주목한 선진은행들은 해외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SBC와 씨티그룹의 경우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해외 비중이 각각 58.1%와 42.8%로 대단히 높다.

여신 비중 또한 씨티그룹의 경우 전체 여신의 41%가 해외여신이며 기업 부문은 그 비중이 84%를 넘어서고 있다.

하지만 JP 모건 체이스와 BOA는 수익의 해외의존도가 각각 28.1%와 6.7%에 그치고 있으며, JP 모건 체이스의 기업여신 중 해외 비중은 2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개별 은행의 전략에 따라 해외업무의 위상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글로벌 전략을 추진한 미국이나 유럽계 금융기관의 공통적인 현상은 자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국제경제력을 제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과 함께 세계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사업분야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육성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글로벌 규모의 사업 재구축을 위해 M&A를 적극 활용하고 브랜드 전략도 세계적인 규모로 전개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장기 전략과 사업모델 우선

선진은행들의 글로벌 전략을 감안할 때 국내 은행들도 서둘러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전략과 함께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10~15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착실하게 글로벌화 프로세스를 밟아야 성공이 보장된다는 지적이다.

또한 선진은행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명확한 진출 방침을 확립하고, 중점 업무 및 시장 분야를 선정해야 하며, 현지전문가를 확보하고, 인력 육성과 경영자원의 배분 및 글로벌화에 적합한 조직을 구축하며, 주요 업무를 해외에서 저비용으로 전개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밖에 전행적인 진출 전략과는 별도로 개별 사업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성공 조건을 파악하고 나아가 이를 갖추기 위한 조직내 정지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

예컨대 IB업무의 경우 선진적인 상품제공 역량과 함께 딜 조성 역량,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플레이스먼트 역량, 고객과의 신뢰관계, 유연한 조직·인사·보수체계와 권한위임 등이 글로벌화의 성공조건으로 꼽힌다.

리테일 및 CB업무는 규모의 이익이 작용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 이상의 거점 네트워크 및 현지 신용정보의 수집·축적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반면 부유층 거래는 유망시장으로 꼽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선진은행의 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자국 내에서의 수익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해외부문의 수익공헌은 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대처할 분야는 아닌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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