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TF서 손해율 안정방안 건의
지난해 3세대 첫 보험료 올렸지만
효과 없어…“인상요인 억제 위함”

실손의료보험이 또 한 번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일부 비급여 치료에서 여전히 손해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탓이다. 

특약으로 발라낸 비급여 3종인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주사료 △자기공명영상(MRI)에 대한 보장범위를 조절하는 마이너 체인지도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일명 ‘4.1세대’ 실손보험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생명·손해보험협회 및 보험사, 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이 같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이 TF는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보험약관에 대한 개선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여기서 실손보험에서 비롯되는 다발성 민원을 줄이고, 손해율 안정을 도모하려는 내용이 건의사항에 포함됐다. 논의가 구체화될 경우 표준약관 개정 등도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

실손보험은 매해 10% 내외의 보험료 인상이 이뤄졌지만 손해액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인상률(1~4세대 통합)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 10~12%, 지난해 14.2%, 올해 8.9% 등이다.

올해 비급여 3종을 특약으로 분리한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평균 14%대)이 처음 이뤄졌지만, 이미 대부분 보험사의 위험손해율이 150%를 웃돌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비급여 3종에 대한 보험료 인상을 따로 뒀음에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분석한다. 비급여 3종 특약은 4세대 실손에서도 똑같이 적용돼 있다. 결국 비급여 손해액을 잡지 않는 한 4세대 실손 가입자 역시 보험료가 지속 인상될 개연이 크다는 의미다. 

2023년 9월 7일 13:32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F는 특히 극악의 손해율을 보이고 있는 도수치료를 문제 삼고 있다. 실손보험에서 도수치료로 지급한 보험금은 지난 2019년 7926억원에서 2021년 1조1300억원으로 3년새 무려 3300여억원이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실손보험 비급여(통원) 지급보험금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진료도 도수치료로 32.7%에 이른다. 그 다음인 체외충격파 치료(13.4%)의 약 2.5배에 달할 정도다.

이외에도 근골격계 MRI의 지급보험금이 비급여 부문 상위 5개 항목에 꾸준히 포함되며 비급여 진료액 상승을 이끌고 있다. 

현재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특약의 보장범위는 금액기준 연간 350만원, 횟수기준 50회 한도다. MRI는 횟수 제한 없이 연간 300만원까지다. 업계는 보장범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손해율 관리에 나서는 게 보험료 인상요인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4세대 실손이 이제 2년차에 돌입한 만큼 아직 추세는 더 살펴봐야겠지만 3세대 실손부터 이어진 비급여 3종의 손해율이 상당히 나쁜 상황”이라며 “마이너체인지가 보험료 인상요인을 억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별로 1세대(2009년 9월까지 판매),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 3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 판매), 4세대(2021년 7월~현재)로 나뉜다. 3세대부터 비급여 3종이 특약으로 분리돼 판매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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