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수 위펀딩 대표이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은 부동산 개발사업에서 발생하는 미래현금흐름을 담보로 해당 프로젝트의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개발사업이므로 시행사, 시공사, 대주, 금융주관사, 수분양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특징이 있다. 또 미래현금흐름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현금흐름에 영향을 주는 금리, 공사비, 분양가, 임대료 등의 미래에 대한 예측이 중요하다. 최근 문제가 되는 부동산 PF의 경우 위 두가지 특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된다. 필자는 이 문제해결을 위해서 전문성, 도덕성, 기술혁신의 3가지를 제안한다.

전문성 

최근 부동산PF 현장에서는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비용 상승 △우크라이나발 전쟁 및 잦은 파업, 안전비용 증가로 인한 공사비 증가 △경기 둔화 및 주택시장 악화로 인한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개발사업 진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은 미래 현금흐름을 담보로 하는 부동산 PF가 가진 근본적인 특성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PF를 검토하는 시점에 금리, 공사비, 분양가 등의 예측이 조금 더 정확하게 되었다면 현재의 연체율보다는 낮은 수치를 보였을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이러한 중요한 요소에 대한 미래 예측에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과거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에 대한 예측이 요구되며 이 과정에서 고도의 전문성이 담보돼야 할 것이다. 

도덕성 

부동산 PF 담보가 되는 것은 부동산 개발사업의 미래현금흐름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무수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들의 상호협력 없이는 성공적인 개발사업의 완수가 어렵다. 이때 상호협력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도덕성이라고 생각된다. 도덕성이 담보된다고 하면 상호 투명성에 의해 정보 불균형이 해소되고, 공정성에 의해 편향된 의사결정이 자제될 것이다.

도덕성은 개개인이 오랜 기간 의식과 무의식적으로 습관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정부 차원에서 조금 더 높고 실질적인 윤리의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한 예로, 영국왕립감정평가사 협회에서 라이선스 취득을 위해 윤리과목의 테스트를 일정 점수 이상 획득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사례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까지 상당히 실질적이고 높은 난이도의 문제를 풀도록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노력이 보이기도 하는데 일부 기업과 단체에서는 윤리준칙을 제정하고 선포식을 하기도 했다.  

기술 혁신 

프롭테크(Property와 Technology의 합성어)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시장의 화두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기술혁신으로 부동산시장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데 부동산 PF에도 기술혁신을 통한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이라 보인다. 기술혁신은 상기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원천적으로 개선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켄쇼(Kensho)는 미국의 대니얼 네이들러(Daniel Nadler)가 창업한 회사로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방대한 양의 금융데이터를 분석해 미래 상황에 대한 가정을 분석한 결과를 예측한다. 이러한 모델을 부동산으로 확장하거나 결과를 적용하면 금리, 공사비 등의 주요 변수를 더욱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 전문성을 한 차원 더 높일 수 있다. 

앨리스 테크놀로지(ALICE Technologies)는 인공지능을 통해 공정계획 및 관리를 수월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스마트비드(Smartvid.io)는 세계 각지의 건설 현장의 사진을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헬멧 착용, 흡연 등을 관찰해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한다. 이러한 기술을 통한 부동산 개발사업의 공정관리는 이해관계자들의 정보 불균형을 없애 투명성을 제고하고 공사비 증가 및 안전사고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지출을 방지해 부동산 PF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 

국내에도 다양한 프롭테크 기업이 부동산 개발사업의 문제를 기술혁신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대형 건설사들도 인공지능, 드론 등의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편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국민에게 더 좋은 도시공간을 제공하며, 고용 창출효과(건설업 고용유발계수: 8.36)가 반도체(고용유발계수: 1.77)보다 높은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 핵심사업이다. 현재 대기업인 현대, 삼성, DL 등은 모두 개발사업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 부동산 PF는 이러한 개발사업의 신용을 담보로 금융을 제공하여 우리나라 전반적인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인지한다면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논의도 더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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