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 인터뷰

‘하이어 포 롱거(higer for longer)’가 회자되는 요즘이다. 직역하자면 ‘오랫동안 더 높게’, 즉 지금보다 금리는 더 오를 것이고 예상보다 오래 유지될 거라는 전망이 담긴 말이다.

고금리 시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 '타이거(TIGER)'가 내놓은 투자 해답은 은행고배당주다. 

지난 17일 선보인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ETF는 배당주의 대표주자인 은행주에서도 알짜 종목을 고르고, 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보험주를 더한 총 10개의 종목에 집중 투자해 고금리 시기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대한금융신문은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을 만나 은행고배당주 ETF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본부장이 이끄는 ETF운용본부는 국내 주식형과 파생형을 중심으로 11조원 규모, 60여개 ETF를 담당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금리가 인상되면 성장주가 힘든 시기를 겪는다. 투자자에게 고금리 시대 맞춤형 주식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이 상품을 고안한 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류한 지난 2021년부터다. 금융위기 직후 장기간 금리 인하를 경험하면서도, 언제 올지 모를 고금리 시대를 미리 대비하자는 취지였다. 과거 한화자산운용에서 아리랑 고배당ETF를 기획한 경험도 상품 준비에 한 몫 했다.

은행고배당주 ETF는 고배당 은행주만을 선별해 배당 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진 상품이다. 코스피 지수의 배당수익률(2.2%)보다 낮은 종목은 편입 종목에서 제외하고, 시가총액은 높지만 배당수익률이 낮은 카카오뱅크 등 일부 은행주도 과감히 뺐다.

기존 은행지수는 배당수익률과 상관없이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종목을 편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례로 KRX은행 지수의 경우 배당수익률이 낮은 카카오뱅크(0.3%) 편입 비중이 14%를 차지해 전체 배당수익률을 희석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여기에 은행주 15%, 보험·증권주 5% 최대투자비중(CAP)을 적용해 일부 종목이 과다 편입되는 리스크를 줄였다는 점도 다른 은행주 ETF와 다른 점이다.

'연금을 통한 장기투자'라는 미래에셋운용의 투자 철학도 반영됐다. 높은 배당의 복리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결국 장기 투자할 경우 빛을 발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장기 투자처로서의 매력도 충분하다고 봤다. 이 본부장은 "고금리가 길어지면 예대마진 증가로 이어지고, 은행주의 수익성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또 금융사 배당 정책에 대한 자율성이 보장되면서, 배당성향 증가나 투자자 선호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에셋운용은 단기 방향성에 배팅하는 상품을 지양하고, 장기 투자에 적합한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며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은 명백한 사실인 만큼, 카카오뱅크를 제외해 배당율이 높고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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