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저축은행 출혈경쟁 숨고르기 틈탄
고금리 마케팅으로 장기 자금조달 전념

장기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한 지방은행이 고금리 정기예금 막차 마케팅을 통한 예수금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일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현재 제1금융권에서 판매하고 있는 정기예금(1년제) 36개 상품 중 최고금리가 연 4% 이상인 상품은 12개다.

은행 형태별로 보면 지방은행(대구·부산·전북·제주)이 7개로 가장 많고 뒤로 특수은행(수협) 4개, 시중은행(SC제일) 1개 순이다.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과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전무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정기예금 대부분이 연 4%대였다. 이때 제1금융권으로의 자금 이탈을 우려한 저축은행이 뒤따라 금리를 올려 출혈경쟁이 일자 금융당국은 은행에 수신금리 조정을 권고했고, 4%대 정기예금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일부 지방은행이 고금리 정기예금 판매를 유지하는 건 더 자금조달 안정화가 시급한 상황이어서다.

5대 지방은행(대구·부산·경남·전북·광주)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평균은 107.27%로, 아직까지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수준(110.25%)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꾸준히 수치가 상승 추세인 시중은행과 대비된다.

NSFR은 장기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안정자금 가용 금액을 안정자금 조달 필요 금액으로 나눠 계산한다. 해당 수치가 낮아지면 자금 조달 리스크가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은행은 채권 발행, 예금 조달 등 자금 유치에 힘을 쏟는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코로나19,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사태까지 겪은 지방은행의 유동성은 타 업권에 비해 아직 안정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이자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으로 충성고객을 유치,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긴축경영을 펼치고 있는 저축은행이 이자 비용부터 줄이는 현 상황을 좋은 기회로, 고금리 정기예금 막차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