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 2천억 증액, 자기자본 90%
신탁계정대 급증에도 NCR 상위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본격화한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하 한투부동산신탁)이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렸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투부동산신탁은 지난달 29일 단기차입금 한도를 2000억원 늘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말 자기자본(2202억원) 대비 90.8%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도 총액은 기존 1100억원에서 3100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한투부동산신탁은 단기차입금 한도 내에서 900억원을 차입했다.

한투부동산신탁은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액 2000억원은 사업 운영자금 확대를 목적으로 한 차입 한도 사전 설정액"이라며 "차후 한도 내에서 차입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린 건 지난 2022년부터 주력하는 차입형 개발신탁 사업장과 관련이 깊다.

한투부동산신탁의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지난 2022년 말 199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2629억원(31.6%) 가량 늘었다.

이에 신탁계정 대여금(신탁계정대)도 늘었다. 같은 기간 신탁계정대는 561억원에서 지난해 9월 1546억원까지 증가했다.

재작년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과 미분양 증가 등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신탁계정대 투입이 빠르게 증가한 셈이다.

신탁계정대는 사업비 조달을 목적으로 신탁사가 고유 계정에서 빌려준 대여비를 말한다. 사업비를 회수하지 못하면 부실로 이어져 재무건전성을 살펴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앞서 한신평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 진척 과정에서 신탁계정대가 증가하면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 한투부동산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1359%로 전년 말(1766%) 보다 407%포인트나 하락했다. 다만 여전히 교보자산신탁(1413%)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 만기로 금융기관 등 외부로부터 빌린 돈을 의미한다. 한도를 증액한 건 유사시 상황에 대비해 빌릴 수 있는 자금인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늘렸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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