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혁신기술·아트뱅킹·BaaS 등
비이자이익 창출 신사업 활로 모색

여·수신 영업환경 악화로 순이자마진(NIM) 성장 한계에 직면한 은행이 새해 신사업 확대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올해 혁신금융서비스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신한은행의 뱅킹 앱 ‘뉴 쏠’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맞춘 정보와 서비스를 언제 어디서나 제공하는 온디맨드(On-Demand·수요 중심)형 플랫폼으로 키워나가겠다는 전략에 맞춰 독보적인 디지털 서비스 발굴에 나선다.

지난달에는 사내 벤처·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 ‘유니커스(UNIQUERS)’를 통해 탄생한 벤처팀 ‘아르티브’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시키고, 15% 수준의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아르티브는 미술품 시장의 정보 비대칭,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해 데이터 기반 미술작가·작품 정보 제공 서비스 ‘아트픽하소’를 개발해 왔으며 향후 작품 판매·경매 수수료, 미술품 조각 투자 수수료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라며 “이번 아르티브 분사로 창업한 직원들이 마음껏 도전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3년 내 은행으로 복귀할 수 있는 재채용 권한도 부여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아트뱅킹’을 통한 자산관리(WM) 부문 성장을 주도할 방침이다.

아트뱅킹이란 미술과 자산관리를 결합한 프라이빗 서비스의 한 종류로, MZ세대 신흥부자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미술품의 안전한 관리·보관·처분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미술품 신탁’을 금융권 최초로 선보인 데 이어 폐쇄한 을지로기업센터 지점의 유휴건물을 리모델링한 개방형 수장고 ‘하트원(H.art1)’을 오픈하는 등 국내 아트뱅킹의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미술과 관련된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 작품 작가와 전시기획자, 위탁판매업자, 미술품 애호가 등 WM 고객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서비스형 뱅킹(BaaS)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BaaS는 은행이 핀테크, 스타트업 등 은행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개념이다. 핀테크 업체가 금융 라이선스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 은행이나 증권회사의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입장에선 새로운 수수료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하고, 핀테크 등 비금융 기업의 고객이 은행으로 유입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으며, 비금융 기업은 기존 비즈니스에 금융을 결합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글로벌 은행들은 오픈뱅킹 등으로 업무영역을 잠식 해오던 빅테크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핀테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한 BaaS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도 빅테크 플랫폼에 맞서 은행의 자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려던 기존 전략을 뒤집고, BaaS을 통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할 방침이다. 올해 조직개편에서 BaaS에 주력할 신사업제휴추진부를 신설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의 새 국면을 꾀하고 있다.

특히 미래 성장 거점으로 낙점한 인도네시아에서 KB부코핀은행의 조석한 정상화와 안정적인 성장 실현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지난해 4대 은행 중 해외법인 실적 개선 속도가 가장 가팔랐던 국민은행의 아픈 손가락으로 평가받는 부코핀은행은 지난 2022년 15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가 지난해 –958억원으로 집계돼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국민은행은 부코핀은행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자하고 부실채권을 정리함으로써 2025년까지 연간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심산이다.

이밖에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 현지 기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신사업을 발굴하고 케이팝(K-pop) 콘서트 등을 통한 현지 고객과 접점을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그간의 금리인상 기조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여기에 지난해가 실적 잔치의 ‘끝물’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올해 비이자 부문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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