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캐리 청산 등 투자심리 위축

펀드자금, 기관매수세 반등기대

 

외풍으로 인해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 16일 사상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 17일에도 전일 대비 53.91 포인트(3.19%)하락한 1638.07로 장을 마감, 1640선 마저 무너졌다.

주가하락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계속되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일본 등 아시아증시의 급락을 꼽았다.

특히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시 부실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로 확산된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삼성증권 투자전략파트 오현석 팀장은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글로벌 마켓 리스크 확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펀드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오현석 팀장은 "미 신용경색 위험 확산이 차단되고 단기 유동성 위축 현상이 환화될 때까지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 시기는 금융시장이 스스로 안정을 찾거나 연준이 금리 인하 등 조치를 취해 인위적으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심재엽 팀장도 3일째 지수 급락세 원인에 대해 엔캐리 자금 청산에 대한 부담감이 증시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엔화강세에 따른 엔캐리 자금의 급격한 청산 우려가 확산되면서 싱가포르와 홍콩 일본증시가 4~5%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출렁거렸다.

이같이 달러화에서 엔화로 청산되는 엔캐리 자금 청산이 실제 진행되면서 아시아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심재엽 팀장은 "엔캐리 자금이 급하게 청산될 경우 세계 경기를 둔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세계 경기 둔화와 콜금리 인상 등 당국의 각종 유동성 축소 정책 효과가 맞물릴 경우 국내 실물 경기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 시점을 어려운 구간임을 인정하지만 향후 증시 반등 기대감을 놓지 않았다.

이같은 기대심리는 주식형 펀드의 지속적인 자금유입과 기관 자금 여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오현석 팀장은 "주식형펀드로 일평균 1500억원 가량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환매가 가시화 되고 있지 않은 점도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연기금 등 기관들이 주가 하락시마다 주식 매수를 늘리고 있어 주가하락을 방어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車振炯 기자>ji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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