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잡힌 성장 포트폴리오,
실적 턴어라운드 본격 시동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올해를 퀀텀 점프의 원년으로 삼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다. 내실과 외형을 동시에 다지는 정교한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3조1416억원) 보다 19.9% 감소한 수치다. 순영업수익은 9조8374억원으로 전년(9조8460억원) 수준을 유지했다.

우리금융은 민생금융지원 등 일회성 비용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선제적 비용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미래 경기전망 조정 등을 반영한 263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데 이어 4분기에도 대손요소(LGD·부도시 손실률) 변경,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에 대비해 5250억원을 추가로 쌓은 바 있다.

이에 우리금융의 지난해말 대손비용률(대손비용/총여신 평잔)은 0.53%로 전년말 0.26%에서 0.27%포인트 뛰는 등 손실흡수능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다.

고정이하여신(NPL)커버리지비율도 229.2%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저위험·고수익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등 위험가중자산 관리 역량을 끌어올린 게 유효했다.
임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경영 효율화 제고 방침도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임 회장은 과도한 의전 등 조직 내 잘못된 관행을 없애고, 혁신을 지속하는 자율 경영을 지향해야 한다며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지난해 지주 전체 인력의 20%를 감축하고 회장 비서실(본부장급)도 폐지한 바 있다.

그 결과 우리금융 판매관리비는 지난해 대비 1.9% 줄었고, 판관비용률도 전년대비 0.9%포인트 하락한 43.5%를 기록하며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 나갔다.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며 내실을 다진 우리금융은 올해 외형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시장 흐름에 맞춰 사업별 포트폴리오 강약을 조절하고, 그룹사별 시너지 창출을 통해 실적 턴어라운드를 꾀할 계획이다.

가장 먼저 기업금융 부문을 공격적으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리은행의 올해 기업 여신을 지난해 대비 20%가량 끌어올리는 걸 목표로 삼았다.

주요 기업들이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전략점포를 출점했으며 직원 핵심성과지표(KPI) 항목 중 ‘기업대출’ 배점 비중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산업부 및 산하 4개 기관과 함께 우량·선도 중견기업 발굴을 위해 구축한 ‘라이징 리더스 300’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5년간 중견기업 300개에 총 4조원 규모 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
비은행 부문 확충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증권, 보험 자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은행의 순이익 기여도가 99%로 절대적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비은행 인수합병(M&A)를 추진해왔는데, 올해 신년사에서는 증권업 진출을 콕 짚으며 자회사 포트폴리오 확장을 선언했다.

현재 시장에서 회자되는 가장 유력한 매물은 평가액 500억원 수준인 한국포스증권이다.

우리금융의 덩치에 비해 작은 회사이나 투자중개업, 투자매매업, 신탁업 라이선스 등 3개의 금융투자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어 증권업 진출 교두보로서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금융 역시 최근 금융당국과 한국포스증권 인수 계획을 논의하고 해당 안건을 이사회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우리금융 관계자는 “외부경영환경 등에서 빚어지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균형성장과 운리경영에 조직의 역량을 쏟고 있다”며 “올해는 건실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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