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NPL 비율 전년比 0.14%p↑

자산 건전성 악화로 금융그룹의 역대 최고실적 행진이 멈췄다. 올해 역시 부실규모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라 금융그룹은 추가 충당금 적립에 따른 실적 저하를 고민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주요 4개 금융그룹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평균은 0.495%로 전년동기(0.35%)보다 0.142%포인트 늘어났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NPL비율이 0.57%로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0.56%) △하나금융(0.49%) △우리금융(0.35%)이 뒤를 이었다.

NPL보다 포괄적 범위의 부실채권인 요주의이하여신 비율로 보면 하나금융이 1.9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한금융 1.68%, KB금융 1.61%, 우리금융 0.94% 순이다.

금융그룹의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건 단기간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코로나19 금융지원 조치 종료 시기가 맞물려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부실화가 빠르게 진행됐기 때문이다.

금융그룹은 그간 자산 건전성 저하 우려에 선제적 충당금을 쌓으며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해왔다.

<관련기사: 2023년 12월 27일자 보도, 커지는 충당금 요구… 은행, 벌써 11조 쌓았다>

이는 곧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15조5309억원) 보다 3.6% 줄어든 14조9682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이 멈추게 됐다.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로 연체율은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금융당국은 건전성 관리 강화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기엔 수익성이 더 떨어져 투자자들이 외면할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금융그룹은 부실채권 매각·상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각은 채권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이를 넘기는 것을, 상각은 회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된 채권을 장부에서 아예 지워버리는 걸 의미한다.

4대 금융그룹 산하 은행은 지난해에만 4조2091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했다. 전년대비 131.7% 많은 수치다.

은행은 올해도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에 나설 계획이다. 부동산PF 부실 확대, 상생금융 비용 등 건전성 악화 요인이 여전히 산재한 만큼 올해 상각·매각 규모가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올해 자산 건전성 관리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그룹 차원에서 잠재위험 자산을 선정하고 관리 계획을 세웠다.

우량 자산 위주로 영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신용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고도와 및 산업별, 테마별 투자자산 감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 유동성 위축과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건설업종의 신용위험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도 NPL 증가가 불가피하단 얘기”라고 짚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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