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실 일당 60만원 치솟으며
금감원 과열 자제 권고하자
한화, 다인실 ‘45만원’ 판매

(자료=각사 취합)
(자료=각사 취합)

2024년 2월 19일 17:21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의 자정 권고도 소용없었다. 이번엔 생명보험사에서 입원일당 보험의 ‘떴다방’식 영업이 튀어나왔다. 

1인실 입원일당이 과열하며 금감원이 제동을 걸자, 틈새를 비집고 다인실 입원에도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까지 탄생했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이 상급종합병원 입원 시 다인실도 하루에 최대 45만원을 지급하는 입원일당 상품(120일 한도)을 이달 말까지 한시 판매한다.

2인실에서 6인실 이상으로 구성된 상급종합병원 다인실 입원에 하루 45만원을 보장하는 건 생명·손해보험사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한화생명의 영업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8년 3월 배포한 자료에서는 전국 상급종합병원의 2인실에서 6인실 이상 병실은 3만7592개로 전체 병실의 93%를 차지한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에 입원만 하면 하루 45만원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강점을 살려 영업에 나서고 있다.

최근 손해보험사서 시작된 1인실 입원일당 담보 경쟁이 생명보험사로 옮겨 붙은 정황으로 풀이된다.

올 초부터 손보사들은 1인실 입원일당을 하루 최고 6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상품(표 참고)을 판매하고 있다. 이달 삼성생명도 1인실 입원일당으로 최대 54만원(상급종합병원 34만원, 종합병원 20만원)을 보장하는 상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를 두고 금감원이 앞서 지난달 말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입원일당 담보를 둘러싼 출혈경쟁을 자제하라며 제동을 걸자, 한화생명이 이를 틈타 1인실 대신 ‘다인실’ 카드를 꺼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관련기사: 본지 2024년 1월 23일 보도, 독감보험 잡았더니…삼성발 ‘1인실 입원보험’ 과열양상>

문제는 초과이익을 노린 가입자의 도덕적해이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이 상품은 상급종합병원에 병실 등급과 상관없이 3일만 입원(첫 날 입원은 보장 제외)해도 90만원을 타갈 수 있다. 이에 반해 보험료는 40세 남자, 30년 갱신 기준 월 1만7055원에 불과하다. 3일 입원이면 4년치 보험료를 메우고도 남는 구조다.

여기에 입원비 일부(70~90%)를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라면 더 큰 초과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1인실 입원의 경우 실제 비용을 고려하면 하루 60만원이 합당해보일 수 있으나 다인실은 다르다”라며 “종합병원 1인실에 대해 하루 20만원도 도덕적해이 가능성이 크다며 (금감원이) 제동을 걸었는데 다인실은 상당히 대담한 상품 설계”라고 말했다.

보험업계가 복지부 정책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쓴 소리도 나온다. 독감 진단을 받으면 최대 100만원을 지급한다거나 입원일당을 과도하게 보장하는 등 건강보험 재정 악화 요소인 의료쇼핑을 보험사가 직접 키운다는 지적이다. 

한편 복지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의료남용을 차단하기 위해 과다 의료이용을 유도하는 공급과잉 지역의 병상 증설을 제한한다.

이에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및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병상 증설 시 복지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외래진료가 가능한 환자임에도 입원이 많아지는 등 과다 의료 이용 유도를 막겠다는 취지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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