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안 팔리더니 계륵 여전
“ELS 빈자리 채우기엔 역부족”

2024년 2월 29일 10:1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때 은행의 수수료이익 효자 노릇을 하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판매하는 보험)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영업환경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방카슈랑스 판매로 벌어들인 수수료이익은 25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3215억원) 보다 19.9%(640억원) 감소한 수치다.

방카슈랑스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던 KB국민은행이 1310억원에서 1020억원으로 22.1%(290억원) 감소했고, 뒤를 쫓던 우리은행은 1100억원에서 740억원으로 33.2%(360억원)가 줄었다.

하나은행의 경우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으나, 확대 폭이 60억원에 그쳐 시장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이에 4대 시중은행의 전체 수수료이익 중 방카슈랑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2년 8.55%에서 지난해 6.72%로 1.38%포인트 감소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을 접점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보장성보험보단 연금과 같은 저축성보험 판매가 주를 이룬다.

지난 2022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연 1.25%)으로 회복한 걸 기점으로 본격적인 금리 인상 랠리가 시작, 지난해 저축성보험 수요 확대로 방카슈랑스 시장 활성화가 점쳐졌으나 예상을 깨는 결과가 발생했다.

저축성보험 보유가 많을수록 부채 부담이 느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했고, 예대금리차 공시 도입 등으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5~6%대까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낮은 저축성보험은 판매 부진을 겪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 지난 2015년 이후 1%대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자 투자이익 변동성에 따른 저축성보험 역성장 우려에 방카슈랑스 위축이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준금리가 3.5%까지 올랐으나 그간 각종 규제로 열악해진 영업환경에 회복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H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여파로 빠진 수익을 메꾸고자 방카슈랑스에 다시금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은행에서 고난도 상품 판매가 어려워진 만큼, 저축성보험 판매 비중을 키울 수 있도록 판매비율, 수수료율 등의 규제가 완화되길 기대중”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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