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 소재 탁브루, ‘탁머슬플레인’ 지난해 출시
시그니처 ‘탁100 내추럴’ 우리술품평회 우수상 수상

인천의 탁브루는 신생양조장이다. 하지만 술도가를 운영하는 서기준 대표는 10년 동안 우리 술을 빚어온 고참 양조인이다. 그의 술은 지난해 우리술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양조장 발효실에서 서 대표가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
인천의 탁브루는 신생양조장이다. 하지만 술도가를 운영하는 서기준 대표는 10년 동안 우리 술을 빚어온 고참 양조인이다. 그의 술은 지난해 우리술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양조장 발효실에서 서 대표가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

전통주를 포함한 우리 술은 취급하는 유통 매장이 많지 않아 소비자들이 쉽게 구하지 못한다. 최근에는 대형마트에서 일부 전통주와 지역특산주를 판매하고 있지만, 갓 문을 연 양조장으로서 마트의 높은 진입장벽을 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신생양조장들은 SNS 같은 ‘입소문 마케팅’과 각종 축제와 행사장을 찾아다니면서 ‘경험 공유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그런데 경험의 공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입소문만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는 술이 만들어졌다. 3년 전 인천에 둥지를 튼 양조장 ‘탁브루’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0월 탁브루의 서기준(33) 대표는 단백질을 넣은 ‘탁머슬플레인’이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쌀 발효주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발효에서 배제하고 싶은 단백질을 오히려 더 넣어서 막걸리로 만든 것이다.
 
알코올 도수 5.5%의 ‘탁머슬플레인’. 이름부터 운동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제품이다. 술을 빚는 과정에서 유청 분리 단백질 성분을 넣어 발효를 마감한 제품으로 500mL 한 병에 20g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보통 달걀 3개 정도를 섭취해야 얻을 수 있는 분량이고,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닭가슴살 200g에서 2~30g 정도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성인들의 하루 권장 단백질이 60g, 운동선수들의 경우 120g 정도를 섭취해야 하므로 20g 정도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는 이 제품은 운동하는 사람들에겐 꿈의 알코올음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개발하고 얼마 안 돼 바로 주짓수(브라질 무술)와 피트니스 업계에서 연락이 왔으며 꾸준히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탁브루 자체 브랜드 매출의 40% 정도가 이 막걸리에서 발생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이다. 그렇다고 ‘탁머슬플레인’이 기능성 알코올음료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릭요거트 같은 맛에 산미와 감미가 균형을 맞추고 있어 맛이라는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탁브루의 시그니처 막걸리는 우리술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탁100 내추럴(오른쪽)’이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출시한 ‘탁머슬플레인’은 피트니스 시장에 입소문이 나면서 단백질막걸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탁브루는 귀추가 주목되는 젊은 술도가다.
탁브루의 시그니처 막걸리는 우리술품평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탁100 내추럴(오른쪽)’이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출시한 ‘탁머슬플레인’은 피트니스 시장에 입소문이 나면서 단백질막걸리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탁브루는 귀추가 주목되는 젊은 술도가다.

이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서기준 대표는 20대 초반 우리 술 업계에 뛰어들어 10여 년간 양조의 길을 걸어온 젊은 양조인이다. 군대를 제대한 그는 2014년 양조장을 찾아가 양조를 배우기 시작했고, 전통주점 ‘월향’이 사라지기 전까지 5년간 양조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 

그렇게 쌓아온 그의 양조 실력은 지난해 개최된 농식품부 주최의 우리술품평회에서 인정받았다. 탁브루의 시그니처 순곡주 ‘탁100 내추럴’(알코올 도수 10.5%)이 막걸리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것이다. 그것도 ‘술품질인증’ 점수로 부여된 5점이 없는 상황에서 수상했다.
 
‘술품질인증’은 한국식품연구원이 인증하는 정부 공인 품질제도를 말한다. 이 인증을 받으면 우리술품평회에 출품한 술은 자동으로 5점의 가점을 받는다. 이런 장점을 알고 있었지만, 신생양조장으로서 술맛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받는다는 마음으로 우리술품평회에 술을 출품했다. 그리고 술맛으로 5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상을 받았다. 서 대표 자신이 가장 놀랐다고 한다.
 
탁브루의 술은 모두 단양주로 빚는다. 발효제는 입국과 개량누룩을 사용한다. ‘탁100내추럴’은 효모도 넣지 않는다. 술의 발효 기간은 30일 정도. 술맛은 산미와 감미가 중심에 서 있다. 술맛을 보는 순간, 상을 받은 이유를 단박에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양조장은 인천 부평에 있다. 도심형 양조장이다. 상가건물 4층에 있다 보니 원재료는 물론 완성된 술의 출하 과정이 고되다. 그래서 그는 올해 중에 양조장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증류주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다. 자신의 술맛을 펼쳐 보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증류기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 대표는 피트니스 시장에 내보낼 새로운 술을 기획하고 있다. 시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생각이다. 알코올음료 시장은 줄고 있지만, 피트니스 시장은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다채로운 맛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 대표는 국내 최초로 만든 단백질 막걸리인 만큼 해외 피트니스 시장 개척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올해 중엔 머슬플레인 살균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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