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모기지 수요 줄어들며 증가폭 주춤
성수기 시즌에 자체상품 영업확대 방침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시장의 위축으로 올해 은행권 벌이가 부진할 전망이다.

15일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전년보다 37조1000억원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났다.

전세대출과 신용대출은 역전세난과 전기사기, 높은 금리 수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 영향으로 줄었는데, 주담대가 정책성 모기지 상품 인기에 힘입어 과거 8년 평균(49조원)을 웃도는 51조6000억원이 늘며 증가세를 주도했다.

지난해 대규모 대손충당금 전입과 민생금융 비용을 투입했던 은행은 주담대 덕에 숨통을 틜 수 있었다.

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 등 5대 은행이 지난해 거둔 이자 이익은 총 41조3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9%(1조9720억원) 증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는 은행이 이자 이익 성장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정책성 모기지 상품 공급 규모를 축소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과 주택도시기금 디딤돌대출의 공급 규모를 40조 원 내외로 관리할 방침이다. 지난해 59조5000억원 보다 현저히 줄어든 규모다.

침체된 주택시장 여건도 나아질 기미가 안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국 주택 거래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 매매가격도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수준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운 등이 주택 매수심리 회복을 더디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올 초부터 주담대 증가폭은 주춤한 양상이다. 지난 1월과 2월 은행권 주담대는 각각 4조9000억원, 4조7000억원 늘며 지난해 12월(5조1000억원)대비 불어나는 속도가 둔화한 모습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주택 매매거래 및 정책 모기지 수요 감소로 올해 주담대 영업환경이 지난해보다 우호적이진 않은 상황”이라며 “3, 4월 주담대 성수기엔 자체(민간) 상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이끌어나는 한편,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방침에 맞춰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