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원 차세대 제안 못해

인증서 접속오류 ‘앗실수’
 
삼성SDS가 공인인증서 오류로 한국예탁결제원(대표 이수화, 이하 예탁결제원)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는 촌극을 빚었다.
 
예탁결제원 차세대시스템 사업의 입찰구조는 정부공공 입찰을 대행하는 조달청에서 이뤄진다. 가격투찰은 조달청 전자입찰시스템 나라장터에서 가능하도록 시스템이 설계됐다.
 
이에 따라 예탁결제원은 조달청에 입찰 의뢰를 하고 제안된 내용을 나중에 수령해가는 방식이다.
 
지난 4일 오후 상황은 이 과정에서 벌어졌다. 3시 가격 투찰 마감시간 약 5분전인 2시 55분에 삼성SDS 직원이 가격을 제출하고자 ‘나라장터’에 접속, 절차를 밟아가던 과정에서 공인인증서 오류가 발생했다.
 
다급한 마음에 급히 가격을 투찰했지만 공식 가격입찰 마감시간인 3시를 넘겨 3시 9분에 투찰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조달청 관계자는 “2시 55분 접속 기록은 있으나 투찰이 완성된 기록은 없다”며 “따라서 입찰 규정상 가격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밝혔다.
 
즉 접속 기록과 투찰 완료 승인 기록이 다르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고 따라서 4시 제안서 제출은 받아들일 수 없게 된 것이다.
 
삼성SDS는 연간 공공부문 입찰이 수백개가 나오는 마당에서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SDS 홍보실은 “전자입찰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사업부에서 일을 처리하다가 발생한 사건”이라며 “이번 사안을 확대해석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극심한 가격 눈치보기가 빚은 웃지 못할 일이라고 밝혔다.
 
경쟁사 한 관계자는 “최근 일부 SI업체의 가격경쟁이 도가 지나치다 보니 입찰 막판까지 눈치를 보는 경향이 많아졌다”며 “다른 회사 일이지만 안타깝다”고 전하기도 했다.
 
특히 조달청 전자입찰 시스템을 만든 회사가 삼성SDS라는 점을 상기할 때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게 된 것이다.
 
 <金東起 기자>kd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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