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6 21:50 (일)
[기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흉기, 주폭(酒暴)운전
[기고] 불특정 다수를 향한 흉기, 주폭(酒暴)운전
  • 대한금융신문
  • 승인 2012.06.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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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험협회 이득로 상무

▲손해보험협회 이득로 상무     © 대한금융신문

<대한금융신문> 지난 6월 11일 새벽 인천공항고속도로상에서 혈중알콜농도 0.101%의 만취운전자가 몰던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아 탑승하고 있던 운전자 부부를 비롯해 12살, 8살 난 두 딸 등 일가족 전원이 불에 휩싸인 차내에서 사망한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6월 8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동에서는 취객이 시동이 켜진 채 주차돼있던 경찰차를 훔쳐 몰고 다닌 어처구니없는 사고도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되는 음주사고 소식에 오히려 음주운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무뎌지지나 않을까 우려가 들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대형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대책마련에 나서는 후진적 습성을 가지고 있다.

지난 5월 1일 경북 의성에서 DMB를 시청하던 운전자의 25톤 트럭에 치여 3명의 사이클 선수가 목숨 잃었던 참사 이후 ‘운전중 DMB 시청’ 행위에 대해서 처벌기준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한 주행중 영상을 원천 차단하는 기술적인 제재방안까지 마련된다고 한다.

뒤늦게나마 대책마련에 나선 것은 천만다행이지만 그동안 법적 무방비 상태에서 희생된 소중한 생명들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은 과연 누가 보상해줄 수 있을지 씁쓸하기만 하다.

최근 주폭(酒暴) 이라는 신조어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이들, 어쩌면 너무나도 술에 관대한 우리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주폭을 일삼는 이들에게 자동차는 흉기와 다름없다. 결국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지극히 고의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 음주운전은 주폭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2011년 기준, 연간 733명을 사망케 하고 약 5만1000여명을 부상으로 이끈 ‘음주운전’에 대한 근절대책은 더이상 지체돼서는 안된다.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고서 뒤늦게 후회하는 이들은 대부분 한 두잔 마시다보니 자제력을 잃은 결과라고 호소한다.

결국 한 두잔 술 정도는 마셔도 운전대를 잡을 수 있도록 여지를 두어온 도로교통법(현행 혈중알콜농도 단속기준:0.05%)의 허점에서 음주운전이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음주운전 근절은 생각보다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혈중알콜농도 단속기준을 한층 강화해 아예 한 두잔 술의 여유를 두지 않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스웨덴(1990년부터 0.02%)과 일본(2002년부터 0.03%) 등 많은 국가들이 0.05% 미만의 혈중알콜농도를 단속기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참고로 ‘항공법’은 지난 1월 개정을 통해 항공종사자의 혈중알콜농도 단속기준을 기존 0.04% 이상에서 0.03% 이상으로 강화시킨 바 있다.

비록 절대 다수의 승객을 태우는 항공기이지만 자동항법장치가 일부 사용되는 만큼 절대적으로 자신의 신체적·정신적 상태에 의존해야만 하는 도로 위의 음주운전자가 어쩌면 더 위험한 요소일 수 있다. 특히 대중교통수단인 버스나 택시 등 사업용차량의 경우 더더욱 그러하다.

만약 0.05%의 단속기준을 일시에 0.03%로 조정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초보운전자 및 직업운전자 등에 대해 기준을 강화시킨 후 단계적으로 일반운전자까지 확대시키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 11일 이명박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교통사고 다발 등 사회 전반의 안전의식 미흡이 대한민국을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는 이유임을 강조한 바 있다.

아무쪼록 금번 음주운전 참사에서 비롯된 사회적 공분이 일시적인 관심으로 끝나지 않고 조속한 근절대책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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