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4개국 경제 위기설 대두

경제성장률 바닥·가계부채 ↑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네덜란드(Holland)의 앞머리를 딴 경제 신조어 피시(FISH). 유로존 위기와 더불어 가계부채 증가, 재정적자 등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한 데 모은 것이다.

지난해에는 ‘피그스(PIIGS, 포르투갈·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가 유럽경제를 흔들었다면 올해는 바로 이 물고기들이 위험을 몰고 오고 있다.

◆끝없는 악재의 연속 유럽 경제
지난달 14일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까지 ‘그렉시트(GREXIT,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충격을 우려했던 미국 등 글로벌 투자자들이 피시로 대표되는 유로존 중심국가들의 장기불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가 나온 후 각국 언론들은 피시국가들의 경제 악화 기사를 줄줄이 내보냈다. 실제 4개국들의 경제 수치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발표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는 0%의 경제성장이 예상된다.
 
프랑스는 이미 1분기에도 -0.6%의 성장률을 그리며 경제 악화를 보였고 재정·경상수지는 모두 적자를 나타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올해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된다. 이탈리아의 1분기 성장률은 -1.6%로 최악을 보였다. 2분기 예상 성장률도 -1.0%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고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각 당들 간의 연립정부 구성 협상이 실패로 끝나는 등 정치적 불안 상황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은행권에 대한 EU의 지원을 받은 상태며 전면 구제금융의 불씨 역시 도사리고 있다. 특히 재정적자와 경상적자가 각각 국내총생산(GDP)의 7%, 1.9%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가계부채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피시 국가들 중 유일하게 국제신용등급 A를 받고 있지만 숨어있는 부실 내관을 자체적으로 수습하긴 어려워 보인다.

네덜란드의 가계부채 비율은 GDP의 107%로 스페인(52%)의 배가 넘는다. 주택가격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보다 20% 넘게 하락했다.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은행권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다. 이런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된 요인들은 중앙은행의 돈 풀기만으로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로 보인다.

◆유로존 회복, 하반기나 돼야
피시를 포함한 유로존 경제는 2011년 하반기 이후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침체의 골이 더 깊어져 유로존 전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로 추락했다.

여기저기서 악재 전망들도 쏟아진다.

지난달 27일 OECD는 올 하반기 이전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의미있는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또 유로존의 주식·채권 가격 상승세가 기초경제여건(펀더멘털)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거품이 끼어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OECD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피에르 카를로 파두안은 “선진7개국(G7), 특히 유로존은 실제 경제활동이 금융시장의 분위기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자산 가격 특히 기업 주가가 펀더멘털 흐름과 동 떨어지는 위험이 전개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독일의 오르막 성장세가 유로존 회복세에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있다. 독일은 지난 1분기 2.3%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2.6%의 성장률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뉴에지의 애널리자 피아자 분석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독일 무역활동이 지난해 4분기에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나서 1월에 모멘텀을 다시 얻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회원국 경제는 독일보다 호기를 보이지 않아 유로존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성장을 독일에 의존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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