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 해소 … 경기부양 기대감 상승

일자리 창출 및 부동산세 폐지 등 예고

<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연임에 성공한 이탈리아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민주당의 엔리코 레타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젊고 혁신적인 정치인의 등장으로 유럽 시장은 경제 부양 기대감에 한껏 부풀고 있다. 실제 각종 언론 매체들은 레타 총리의 등장을 환영하며 경제 위기에 빠진 이탈리아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총체적 난국 경제 개혁 시급
이탈리아는 유럽 재정위기 초부터 재정위기국(일명 PIIGS)으로 분류되면서 재정위기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경제성장률도 최악이다. 1990~2012년 중 이탈리아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0.8%로 EU의 평균 경제성장률(1.8%)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는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보다 더 낮은 경제성장률이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의 낮은 생산성과 취약한 경제력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올해도 경기침체를 면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게다가 경제 성장 저하 요소인 지하경제 비중도 높은 편이다. 지하경제 규모가 크다는 것은 결국 구조적인 세수확보에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의 지하경제 비중은 GDP대비 22%로 그리스(25%)와 함께 OECD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으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 또한 최악의 수준이다. 재정위기와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실업률은 11.6%에 달한다. 청년 실업률은 37.8%나 된다.

극심한 실업률 문제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달 이뤄진 레타 총리 취임식에서 실업난에 허덕이던 남성이 권총을 가지고와 총격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긴축 정책 끝, 성장 정책 시작
중도좌파 성향을 갖고 있는 레타 총리는 32세의 나이로 최연소 장관이 된 ‘정치 신동’이다.

특히 레타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최측근이었던 기아니 레타의 조카로 대립관계인 민주당과 자유국민당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나폴리타노가 당초 총리로 염두에 뒀던 줄리아노 아마토 전 총리가 ‘철 지난 낡은 질서를 따른다’는 느낌이었다면 레타 총리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새로운 얼굴로 정치적 교착 상태 해소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도 좌우를 아우를 수 있고 친유럽 성향의 온건파 정치인으로 평가되는 레타 총리의 등장을 환영하고 있다.

지난주 레타 총리는 베를루스코니의 자유국민당 및 마리오 몬티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과의 연정구성에 합의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안젤리노 알파노 자유국민당 사무총장을 부총리로 임명하는 등 21명의 각료 임명안을 발표키도 했다.

레타 총리의 제1경제목표는 일자리 창출과 부동산세 폐지 등의 경기 부양이다.

실제 그는 총리직을 제의받은 직후 유로존의 경제 정책이 긴축으로 과도하게 기울어 있다고 지적해 경기 부양 정책을 펼 것임을 시사키도 했다.

레타 총리는 정부 구성을 위임받은 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유럽의 정책은 긴축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춰 왔는데 이것만으로는 더이상 충분하지 않다”며 경기 부양을 통한 성장 정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레타 총리가 마리오 몬티 총리가 추진해오던 개혁 정책을 이어받되 차별화된 방법으로 이탈리아가 재정, 경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고 있다.

몬티 전 총리가 긴축과 재정 안정에 목표를 맞췄다면 레타 총리는 성장과 고용 증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부동산세 폐지를 시초로 본격적인 경기 성장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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