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이자마진 직격탄 울상
보험 마진 걱정에 ‘시름시름’
증권 실적 개선 기대감 높아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2.5%라는 초저금리시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이번 인하에 금융시장은 업권별로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은행들, 버틸 수가 없다

가장 울상을 짓고 있는 곳은 은행권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의 직격탄이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이미 각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대폭 감소한 상황에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2분기 이후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은행권은 예상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직후 시중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응에 나섰다.

각 은행의 관련 담당자들은 상품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인하 시점과 정도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

시장금리와 연동하는 변동금리부 대출 상품은 지난 10일부터 인하됐으며 은행 예금금리는 이번 주부터 내려 갈 것으로 보인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수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예대마진이 당장 축소될 것으로 보여 예상보다 더 큰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며 “안그래도 긴축을 외치며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는 은행들이 더욱 더 움츠려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금리인하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고심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은행권의 시름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다.

◆보험사, 지금은 괜찮은데…

보험사들은 금리 인하 이후 장기적으로 찾아올 문제들에 대한 근심에 빠졌다.

먼저 보험사는 주요 투자처 중의 하나인 국고채 금리 하락을 걱정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국고채 금리도 하락하고 이를 운용하는 보험사는 금리 역마진 문제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것.

실제 지난해 생보사의 일반 계정 보험료 적립금 282조원의 적립이자는 16조원이었지만 투자수익은 14조9000억원에 그쳐 큰 손실을 입었다.

이에 따라 생보사는 저축성보험의 공시이율도 지속해서 낮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은행의 10년 만기 예적금 상품보다 2% 정도 높은 저축성보험이었지만 국고채 금리 하락으로 운용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역마진 위험으로 높은 이율을 제공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달 초 삼성생명이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4.0%에서 3.9%로 낮춘 것을 시작으로 공시이율 감소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2000년대 이전에 판매한 금리확정형 상품도 역마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저축성 상품들은 대다수가 금리연동형 상품이기에 공시이율을 낮춰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지만 고정금리 상품은 손실을 방지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증권사 오랜만에 함박웃음

증권업계는 제대로 ‘약발’을 받았다.

건설, 조선, 해운 등 3대 취약 업종의 시가총액이 금리 인하 효과로 하루 만에 3조원 가까이 시총이 상승한 것이다.

덕분에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늘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지난 9일에는 거래대금이 전일대비 1조원 가량 늘어난 7조5300억원에 달했다.

거래대금이 늘어나면 이에 따른 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당시 증권주도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신영증권은 전일 대비 7.82% 급등한 4만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동부증권 5.05%, 골든브릿지증권 4.02%, 우리투자증권 3.75%, KTB투자증권 3.62% 등으로 상승했다.

또 채권 보유가 많은 대형증권사들에게는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채권 가격이 상승하는 반대 이익을 노릴 수 있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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