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 ETF 점유율 75% 웃돌아
차별화 전략 중소형사 속수무책
한달 새 업계 1,2위 자산운용사가 상장지수펀드(ETF) 보수를 인하했다. ETF를 둘러싼 운용사간 부익부빈익빈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삼성자산운용은 미국 대표 지수 ETF 4종의 보수율을 기존 연 0.05%에서 연 0.0099%로 인하했다. 해당 ETF에 1년 동안 1억원을 투자해도 수수료가 1만원도 안 되는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달 19일 주력상품인 자사 리츠부동산인프라 ETF의 총보수를 연 0.29%에서 연 0.08%로 인하했다.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간 ETF 시장점유율 1위권 경쟁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상장 ETF 순자산 총액은 각각 56조642억원, 51조373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운용사 모두 지난해 말 대비 각각 7조3305억원, 6조3812억원 순자산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이 18조4678억원 증가한 것을 볼 때, 1분기 순자산 증가분의 약 75%가 두 운용사에 집중됐다.
힘들어지는 건 중소형 자산운용사다. ETF 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지만 박리다매형 수수료 경쟁에 중소형 운용사들은 제자리걸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이후 두 대형운용사의 ETF 순자산 점유율은 77~79%에 달한다. 이 부분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이 이제 막 순자산 10조원을 돌파한 수준이라 이 같은 양강 구도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소형 운용사들은 올초 K-POP 포커스, 포스트 IPO 등 상품 차별화로 무장한 ETF를 상장하며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 중소형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중소형사의 경우 수수료 경쟁이 불가능해 자체적으로 상품 경쟁력을 극대화해 승부를 봐야한다”며 “중소형사의 ETF 점유율 확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려면 정책적인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