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콴텍 대표 인터뷰
업계 최다 RA 알고리즘 보유한 콴텍
차별점은 개별주식·재무제표 분석 역량
2025년 11월 20일 13:1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9개의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 입맛에 맞는 전략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업 콴텍에서 만난 이상근 대표는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콴텍이 69개의 투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국형 자산관리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경쟁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의 안정적 자산 배분에 집중하는 동안, 콴텍은 개별 주식 투자와 재무제표 분석을 결합한 공격적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콴텍이 많은 알고리즘을 보유하게 된 건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의 구조적 제약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테스트베드에서는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하나의 알고리즘에서 동시에 투자할 수 없다"며 "자산군별, 지역별로 구분된 시스템 때문에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여러 알고리즘을 조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알고리즘이 다양하다는 건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는 의미다. 69개 알고리즘에서 3개 알고리즘을 조합하는 경우의 수만 해도 무려 5만2394가지에 달한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들을 위한 알고리즘 조합도 추천하고 있다.
현재 콴텍은 2~3명의 인력으로 모든 알고리즘을 관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펀드매니저 한 명이 4~5개 펀드를 관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효율성이다. 이 대표는 "알고리즘화, 자동화, 시스템화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콴텍의 가장 큰 차별점은 기업의 재무정보와 뉴스 데이터까지 활용해 종목을 선별해 개별 종목의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역량이다. 이 대표는 "ETF는 지수의 가격과 모멘텀으로 평가하지만, 우리는 개별 종목의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펀더멘털 분석을 한다"며 "이를 통해 '설명 가능한 AI'를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콴텍의 알고리즘 중 절반가량이 개별 주식 포트폴리오다.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을 묶어 만든 이들 상품은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콴텍이 개별 주식 중심의 공격적 전략을 선택한 이유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이 대표는 "한국 투자 인구의 70%가 직접 투자를 선호한다"며 "이는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수치로, 성향상 매우 공격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100만~200만원으로 매매하는 투자자에게 중위험·중수익으로 20년 뒤 3배 수익을 약속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직접투자자를 간접투자자로 전환하려면 수익률 간극이 크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콴텍은 투자 성향을 공격형, 중립형, 안정형 세 가지로 분류하고, 각 성향에 맞는 알고리즘을 조합해 제공한다. 마치 샌드위치 가게에서 원하는 재료를 선택하듯, 고객이 자신의 투자 성향과 목표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콴텍이 가장 자랑하는 기술은 변동성 관리 알고리즘 'QX'다. 이 대표는 "금융투자에서 고객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 좋은 종목을 골라서가 아니라 변동성을 감내하지 못해서"라며 "비대면 서비스에서 고객이 장기 투자를 이어가려면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QX는 시장 대비 낙폭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장이 30% 하락할 때 포트폴리오는 10~15% 하락에 그치도록 설계돼 있다. 이 대표는 "손실을 보고 있더라도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해 상대적 안정감을 느끼면 투자를 유지할 수 있다"며 "이런 경험이 쌓이면 장기 투자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콴텍이 지난 2023년 12월 출시한 IRP 상품 중 일부는 1년 10개월 만에 40% 후반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위험자산 70%, 안전자산 30%로 구성된 보수적 포트폴리오임에도 이런 성과를 낸 것이다. 특히 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적극투자형 RA '콴텍 Q-Balance 국내주식 1호'는 테스트베드 사이트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1년 수익률이 108.71%다.
콴텍은 내년 상반기 로보어드바이저 업계 최초의 손익분기점(BEP)을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금융사에 제공하는 솔루션 비즈니스와 함께 비용 절감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창업자들이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돼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상장은 내년 이후로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매출 기반 상장을 목표로 하며, BEP 달성 후 해외 진출과 서비스 확장에 조달 자금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상근 콴텍 대표는 1983년생, 연세대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하고 KR투자증권, 한맥투자증권에서 PI를 운용했다. PI 트레이더 알고리즘 트레이딩 강사 활동을 통해 주식, 파생, HFT, 알고리즘 전략운용 및 솔루션 운용을 개발해왔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이원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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