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최소화・고수익 달성 요구
고위험 자산 편입 의무도 존재

2025년 11월 21일 10:2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첫 종합금융투자사업자(IMA)가 8년 만에 탄생했다. 초과수익은 일부만 가져가면서 손실은 대부분 부담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IMA 사업의 성패는 증권사의 자산 선별 능력과 위험관리 체계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IMA 인가를 의결했다. 2017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운영 주체를 갖게 된 것이다. 두 회사는 연내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IMA는 개인투자자에게 기업금융 자산 접근성을 넓혀주고, 증권사에는 수익원 다변화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사업적 매력이 크다는 평가다. 그러나 증권사 신용을 기반으로 한 원금보장 구조와 높은 레버리지 활용이 동시에 작동하는 만큼, 기존 상품 대비 위험 부담이 크다. 

특히 수익-손실 구조의 비대칭성이 증권사의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자는 원금보장과 초과수익을 동시에 누리지만, 증권사는 손실이 발생하면 대부분을 부담하면서도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일부만 가져가는 구조다.

제도상 IMA 사업자는 일정한 운용 의무를 따른다. 운용 자산의 70% 이상을 만기 1년 이상 상품으로 구성하고, 만기가 설정된 경우 고객 원금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 금융위가 제시한 상품 예시에 따르면 안정형(저수익)·일반형(중수익)·투자형(고수익) 등 위험 성향별 상품을 구성할 수 있으며, 투자형으로 갈수록 만기 기간과 수익률은 높아지며, 모험자본 비중도 커져 리스크 부담이 커진다.

증권사는 운용자산의 5%를 손실 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하지만, 예상 밖의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경우 증권사 자본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예금·적금 대비 높은 중·고수익을 앞세워 투자자를 유인할 가능성이 큰 만큼, 수익성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근본 과제로 지목된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 펀드 등 기존 증권사 상품은 회사가 손실을 전적으로 부담하지 않는 구조였다”며 “반면 IMA는 증권사가 원금을 보장하면서 성과보수까지 가져가는 상품인 만큼,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되면서 부실 또한 크게 발생할 경우 회사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위험과 보상 구조를 적정하게 반영해 상품을 설계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한국신용평가로부터 회사채 신용등급 AA(안정적)를 받았고 전일 미래에셋증권도 회사채 AA(안정적)을 부여받았다. 

모험자본 투자 의무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IMA 조달액의 25%를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혁신기업·중소기업·벤처 등 모험자본에 투자하도록 규정했다. 이 가운데 중견기업·A등급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은 의무액의 30%까지만 인정된다. 사실상 절반 이상을 고위험 자산에 투자해야 한다는 뜻이다.

만약 자기자본 10조원인 증권사가 최대 레버리지(3배) 활용해 30조원을 조달하는 경우 최소 7조5000억원을 혁신・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 중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중견기업, A 등급 채권은 2조2500억원까지만 인정되고, 나머지 5조2500억원은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 첫 IMA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할지는 두 회사의 초기 운용 성과와 리스크 관리 능력에 달려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실 발생 시 원금을 보전해야 하는 구조여서 자기자본 8조원 이상 대형사만 인가 대상이 된 것”이라며 “IMA가 새로운 기업금융 통로가 될지, 또 다른 리스크가 될지가 갈릴 것 첫 성과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해 제도 취지를 살리고 고객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운용과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 역시 “IMA는 원금 지급이 증권사의 신용으로 이뤄지는 만큼, 글로벌투자전문회사로서 전문적인 리스크 관리 및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고객에게 신뢰 있는 IMA 상품을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대한금융신문 김세연 기자 seyeon723@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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