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금융신문=전선형 기자> 최근 일본이 적극적인 금융완화에 나서면서 풀려난 자금이 재팬머니(Japan Money)의 형태로 해외투자 확대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다소 ‘설익은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국제금융센터 안남기 연구위원은 ‘재팬머니의 해외투자 본격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일본 개인투자자에 대한 해외투자 유도정책 등으로 재팬머니가 해외로 확대될 여지는 충분하나 지금은 아니다”고 밝혔다.

재팬머니는 미국, 유럽에 이어 세 번째로 규모가 크며 채권투자에 집중하고 선진국에 주로 투자하는 등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지니고 있다.

실제 일본의 민간 해외 증권투자 규모는 2012년말 기준 3조6000억달러로 미국(7조2000억달러), EU(6조7000억달러)에 이어 세 번째로 크며 비중을 살펴보면 채권은 2조9000억달러로 전체의 80%를 차지하며 주식은 7000억달러로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 최근 일본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부양과 함께 엔저 및 장기 금리 하락의 지속으로 해외투자 본격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 연구위원은 “일본 내 유동성의 해외 푸시효과와 국내채권 물량부족으로 인한 해외물 수요 증가, 저금리로 인한 해외고금리 자산매력이 부각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과거 사례나 현재 일본 내 투자 관련 불확실성 등을 감안해 볼 때 이러한 해외 투자가 급격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 기관투자자들은 보수적이고, 해외투자에 조심스러운 것으로 명성이 높다. 적극적인 해외투자에 나서기까지 수개월이 걸린다”며 “과거에도 엔화 단기 대출이 급증하는 시기보다 해외 증권투자가 다소 지연돼 활발해진 사례들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3월 회계연도 마감을 전후해 투자자금의 회수가 많아지는 등 투자자들이 현재 해외 투자보다는 회수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연구위원은 우리 금융시장에 대한 재팬머니의 유입도 장기적으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단기 급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 투자자들의 신흥국에 대한 소극적 투자 성향, 여타 고금리·성장 국가 선호 현상, 최근의 원화 약세 등 현재 우리나라에 투자를 급격히 늘릴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재팬머니의 해외투자는 대내외 여건상 점진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더 크다”며 “하지만 재팬머니의 잠재적 투자 여력이 크다는 것을 염두해 둘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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