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은 쥐꼬리 인상 한숨만

수익 늘어도 구조조정 바람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지난해 은행들은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렸지만 정작 은행원들은 달콤한 열매를 함께 하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은행 노사는 2.0%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당초 노동조합은 5% 이상의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결국 상위단체인 금융노조가 맺은 공단협 인상폭에서 합의하는 수준에 그쳤다.

두 은행 모두 소폭 급여가 인상됐지만 직원들의 불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대형 은행들의 2014년 추정이익치가 1조원을 웃돌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결국 열심히 일한 만큼 보상이 적어 허탈감이 든다는 것이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급여 인상 외 성과급으로 200%를 요구했지만 100% 지급에 그쳤다.

또 사내 복지후생에서 주던 병원비 등을 경비로 처리토록 해 오히려 직원들이 눈치를 보게 생겼다.

우리은행의 경우 타 은행에 비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우리은행 노사는 2년째 임금 협상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노동조합은 2013년 2.8%, 2014년 2.0% 등 총 4.8% 인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예금보험공사와 맺은 MOU 때문에 경영진 쪽에서도 급여 인상을 맘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임금 인상 조건을 따지려면 MOU 성적표를 받아봐야 하는데 결과는 2개월 후에나 확인할 수 있다.

우리은행의 2014년 추정이익치는 1조5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계열사 매각 세금환급분을 제외하면 약 7000~8000억원으로 줄어든다.

결국 재무비율 MOU 항목에서 목표치 미달로 노동조합이 요구하는 임금 인상률은 달성하기 힘들다는 게 은행 안팎의 시선이다.

한 은행원은 “수많은 공기업이 부실을 내고 수익을 내지 못해도 공무원은 3.8%의 임금이 인상됐다”며 “최대한의 만족보다 일한 만큼의 보상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임단협이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새해부터 감원 바람이 불고 있어 은행권 분위기가 우울하다.

농협은행은 오는 21일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대상자는 270명, 지난달부터 10년 이상 근속 직원에 한해 만 40세 이상 일반직이나 4급 이상의 과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조건으로 농협은행은 월평균 임금 20개월치의 퇴직금과 500만원의 전직지원금을 내걸었다.

신한은행 역시 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퇴직금은 최대 3년치 연봉 수준으로 자녀가 고등학생 이상이면 대학 4년치 학비를, 중학생 이하면 1인당 1000만원을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희망퇴직 외 60세 이상 임금피크제 도입도 노사 간 협의 중이다.

우리은행도 임금피크제 대상자 위주로 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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