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영향 금리인하 단행해

장기가입 고객 오히려 역차별

<대한금융신문=차진형 기자> 은행의 대표상품인 예·적금 상품에서 저축의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오히려 3년 이상 가입 고객의 경우 1년제 상품 가입 고객보다 금리 역차별을 받는 상품도 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하해 눈총을 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국민슈퍼정기예금의 3년 만기 기본금리를 연 2.40%에서 연 2.30%로 낮췄다.

신한은행 역시 신한S20통장의 우대이율을 최고 연 2.50%에서 연 2.25% 인하했고 신한미래설계통장도 연 2.50%에서 2.25% 내렸다.

SC은행도 퍼스트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를 연 2.05%에서 1.90%로 낮췄다.

금리 인하와 함께 장기 가입 고객에 대한 금리혜택도 축소하는 분위기다.

특히 광주은행 플러스다모아예금의 3년제(연 1.68%) 가입 고객은 1년제(연 1.82%) 가입 고객보다 0.14% 금리 혜택을 못 받는 역차별도 존재했다.

사실상 은행에 돈을 맡기는 고객들에게 단기 금융상품 가입을 유도하는 꼴이다.

이같은 현상은 정기예금 상품에서 두드러졌다.

정기예금의 경우 3년제 가입 상품보다 1년제 가입 상품이 많았고 3년 동안 예금상품에 돈을 넣어도 추가로 받는 금리수준은 0.2%에 불과했다.

적금 상품 역시 은행에 오래 넣어도 금리를 더 주진 않는다.

우리은행의 우리사랑정기적금, 부산은행의 가계우대정기적금, SC은행의 퍼스트가계적금 등은 상품 가입기간이 3년 이상일 경우 예금금리가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1년제 가입 고객과 5년 이상 가입 고객의 금리 차이를 비교해도 최대 0.2%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운용처가 없는 상황에서 장기 고객에게 금리를 더 주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편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은행 예금거래 소비자의 78.1%가 낮은 예금금리에 대해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소비자가 정기예금이나 적금을 가입하려다 은행 직원이 예금이자보다 수익률이 좋다며 파생상품, 펀드 등 투자형 상품을 권유받은 경험도 90% 이상이다.

이같은 은행의 이중적 태도가 고객의 발길을 끊기게 하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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