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DB·DC형 수익률 은행·보험 압도

뛰어난 운용능력 불구 시장점유율은 저조해

<대한금융신문=서병곤 기자> 퇴직연금사업자(은행, 보험, 증권) 중에서 증권사가 가장 우수한 퇴직연금 운용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점유율면에서는 여전히 타 업권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확정급여(DB)형 평균 수익률은 전체 업권 가운데 증권이 3.41%를 기록하며 생보(3.25%), 손보(3.21%), 은행(3.03%)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확정기여(DC)형에서는 생보(3.29%)와 증권(3.28%)이 거의 비슷했으며 은행(3.04%)과 손보(2.90%)가 그 뒤를 이었다.

증권사 중에서는 DC형(원리금 비보장상품 기준)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4.2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뒀으며 NH투자증권(4.21%)과 현대증권(3.86%)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DB형(원리금 비보장상품 기준)에서는 삼성증권(5.17%), HMC투자증권(4.87%), 대신증권(4.30%)이 1~3위를 차지했다.

중장기 수익률을 보면 증권사가 DB형, DC형 모두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DB형 7년 누적 수익률은 증권사가 34.94%로 생보(32.51%) 손보(31.99%) 은행(30.72%)보다 2~3% 포인트 가량 높았다.

DC형 역시 증권사 7년 누적 수익률이 34.67%로 생보(33.33%) 은행(30.31%) 손보(30.05%) 등보다 최대 4% 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처럼 증권사가 타 업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월등한 퇴직연금 운용 능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에서는 여전히 꼴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업권별 퇴직연금 적립금(107조685억원) 비중을 살펴보면 은행이 49.5%(52조9781억원)로 가장 높았고 보험사가 32.9%(35조2253억원)로 그 뒤를 이었다.

증권사의 비중은 17.1%(18조3000억원)에 불과했으며 이는 2년 전(18.6%)과 비교할 때 1.5% 포인트나 떨어진 수치다.

증권사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더욱 암담하다. 퇴직연금사업자 13개 증권사 중 HMC투자(5.9%), 미래에셋(3.2%). 삼성(1.7%), 한국투자(1.5%)를 제외한 신한금융투자(1.0%), 현대(0.9%), 대우(0.8%), NH투자(0.7%), 대신(0.5%), 하이투자(0.5%), 하나대투(0.2%), 유안타(0.2%) 신영(0.0%) 등 나머지 증권사들은 시장점유율이 1%에도 못 미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타 업권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이 없는 이유는 은행권, 보험사와 비교해 대중성이 낮고 투자 위험성이 크다는 인식이 시장 선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퇴직연금은 5년 이상 중장기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투자상품”이라며 “증권사의 중장기 운용 수익률이 은행, 보험사보다 월등한 것으로 입증된 만큼 앞으로 높은 기대수익을 원하는 많은 고객들이 퇴직연금사업자로 증권사를 선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