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중 도입실태 파악 및 상세 이행계획 점검

부채평가 위한 상품단순화 및 전문인력 양성촉구

<대한금융신문=김미리내 기자> 향후 보험업계 패러다임에 가장 큰 변혁을 가져올 IFRS4 2단계 도입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조속한 시스템 마련을 촉구했다.

국제회계기준인 IFRS4 2단계 도입 시 보험사들은 이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규모의 준비금 부담을 안게 된다.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하기 때문에 보험부채를 정확히 측정하기 위한 계리적 과정 수립과 미래현금흐름 반영, 금리 시나리오 적용 등 효율적 관리를 위한 정교한 전산처리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권순찬 부원장보는 10일 서울 중구 삼성화재에서 한국보험계리사회 주최로 열린 ‘보험계약 국제회계기준(IFRS) 제2단계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계리적 역량 제고’ 세미나 자리에서 “IFRS4 2단계 도입은 보험사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이 클 뿐 아니라 상품, 경영패러다임에 있어 모든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고 경영전략을 재편하는 등 연착륙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하며, 보험부채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미래현금흐름 산출을 위한 정교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럽의 경우 솔벤시II(SolvencyII)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5년 동안 이미 많은 투자를 해 왔으며, IFRS4 2단계를 도입을 위해 앞으로 3년간 추가적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며 “그에 비해 (이 같은 단계를 거치지 않은) 우리나라는 준비가 매우 미흡한 상태로 2020년 시행을 위해서는 안정화 및 시행착오 시기를 감안해 조기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IFRS4 2단계 도입은 계약자 행동 반영 금리 시나리오 과정 등 회계결산에 있어 엄청난 변화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이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는 일부 대형사만이 전담 TF를 구성한 수준으로 이마저도 구체적인 시스템 구축 계획이 나오지 못한 상태다.

보험상품 구조의 단순화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우리나라 보험상품은 외국에 비해 지나치게 구조가 복잡한 상품이 많은데, 한 예로 하나의 주계약 상품에 특약만 200여개가 넘는 상품이 있으며, 여기에 최저보증, 연금전환 등 다양한 옵션이 붙는다. 평균 특약 개수도 80여개에 이른다. 이는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을 높인 측면이 있지만 상품내용이 복잡하다 보니 소비자 이해도가 떨어지고 불완전판매와 신뢰하락, 민원발생 등의 악영향을 낳고 있다. 더욱이 IFRS4 2단계 도입에 있어 계약별 미래현금흐름 추정이 어렵고 보험부채 평가의 신뢰도와 정확도, 계산 용이를 위해 상품의 단순화가 요구되고 있다.

권 부원장보는 “2단계 시행 시 계약별로 미래현금 추정이 어려워져 이미 유럽 등에서는 특약 옵션을 최소화 하고 주계약을 강화하고 있다”며 “국내도 단순한 상품으로 전환해 보험부채 평가 계산이 용이한 구조로 상품을 변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문적인 보험계리 인력의 역량 강화도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실제 발생한 보험금, 사업비간 차이가 손익에 영향을 주고 이를 재무제표에 그대로 공시하게 되는데, 예상보험금이나 사업비는 전문가적인 프로세스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아 이러한 간극을 최소화 하는 전문적인 계리인력의 양성이 시급하다”며 “시간과 투자가 많이 요구되는 만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 하반기 중으로 각사의 IFRS4 2단계 도입 이행실태를 점검하고 미진한 경우 세부 이행계획을 요구할 방침이다.

권 부원장보는 “우선적으로 전담조직 구성, 로드맵 마련, 전문 인력 양성 인프라 등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며 “IFRS4 2단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일반회계와 감독회계간 분리 등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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