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회보험료 전년比 2배 성장…일시납 견인
주식시장 활황에 펀드수익 기대감도 ‘한 몫’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이 은행에서 대박을 쳤다.

보험계약자들이 첫 회에 내는 보험료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했는데 단번에 뭉칫돈을 투자할 수 있는 일시납 변액보험이 실적을 견인했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 상품을 찾지 못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 채널에서 생명보험사들이 벌어들인 초회보험료는 7882억원으로 전년동기 3678억원 대비 4203억원(114.3%) 늘었다.

초회보험료란 신규 보험계약자가 내는 첫 보험료로 보험사의 시장점유율, 실적규모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같은 기간 월납 변액보험은 288억원, 일시납 변액보험은 7594억원으로 각각 144억원(100.0%), 4059억원(114.9%) 증가했다. 월납, 일시납 모두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특히 일시납 변액보험의 초회보험료 규모가 7000억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시납은 보험금(환급금) 지급 이전까지 보험료를 첫 회에 한번만 내는 납입방식이다.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는 단번에 뭉칫돈을 맡길 수 있는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수단으로 활용된다.

은행을 찾은 고액자산가들에게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의 지난해 일시납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3571억원으로 전체 실적의 절반가량(47.0%)을 차지했다.

뒤이어 KB생명 1797억원(23.7%), BNP파리바카디프생명 1295억원(17.1%), PCA생명 389억원(5.1%), ABL생명 370억원(4.9%), 처브라이프 68억원(0.9%), AIA생명 39억원(0.5%) 등이다.

최근 변액보험 펀드의 5년 이상 장기수익률 상위권에 위치한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성과가 판매 실적에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주식형, 채권형, 일임형 등 변액보험으로 투자할 수 있는 펀드라인업이 늘어났고 과거만큼 높은 사업비를 떼지 않다보니 투자수익률이 개선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은행에서 판매된 일시납 변액보험은 같은 기간 판매된 일시납 양로보험(고금리 확정형 저축보험) 실적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의 공시이율이 기준금리 인상을 따라가지 못한 만큼 미미한데다 금리확정형 상품도 과거만큼 높은 금리를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홍승훈 PB팀장은 “공시이율 상승이 금리인상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으로 자산을 불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변액보험의 경우 주식, 채권 등에 유기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과거와 달리 변액보험 펀드의 수익률도 높아지고 주식시장도 활성화되면서 변액보험에 대한 수익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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