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올 상반기 생보사 경영위험 분석 발표
채권·부동산 처분이익 대비 자산운용율 하회
저금리에 국고채 장단기금리역전까지 '이중고'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생명보험사들이 올 상반기 채권·부동산 등을 처분해 9000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여전히 이차손실을 줄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생명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43%로 전년동기(3.65%)보다 0.2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보험사가 보유한 계약의 부채부담이율은 4.28%로 전년동기(4.34%)보다 0.06%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운용자산이익률과 부채부담이율간 차이를 나타내는 이원차스프레드(이차역마진 폭)는 전년동기 대비 0.17%포인트 늘어난 0.85%까지 벌어졌다. 

생보사의 이원차스프레드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6월 0.46% △2016년 6월 0.63% △2017년 6월 0.71% △2018년 6월 0.68% △2019년 6월 0.85% 등 꾸준히 벌어지는 추세다.

기존에 판매한 고금리 계약의 부채부담이율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보험사의 주요 투자 대상인 국고채 금리 하락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상반기만 해도 생보사들이 운용자산이익률 방어를 위해 채권, 부동산 등 보유자산을 매각한 처분이익은 9000억원이다. 그러나 보유계약의 부담이자를 상쇄할 만큼의 운용자산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이차손 규모가 확대, 결국 1조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생보사들이 자산듀레이션을 확대하기 위해 초장기채권 매입에 나서면서 향후 운용자산이익률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올해 중 생보사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국고채 상환금리는 2.8%(5년물)에서 5.2%(10년물) 사이다. 반대로 신규투자금리는 1.7~1.8%로 상환금리를 밑돌아 재투자 시 이자수익률 하락을 초래한다.

보험사의 장기채 수요가 늘면서 장·단기 금리차 역전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 20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46%로 30년물(1.42%)보다 높다.

단기간 보유계약의 부채부담이율이 줄어들기를 기대하는 것도 어렵다. 올해 6월 말 기준 생보사의 전체 계약에서 5% 이상 금리를 보증해주는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은 61.3%다. 이 가운데 잔존만기 10년 이상이 88.3%, 20년 이상이 74.4%를 차지한다.

최근 생보사들은 기존 고금리계약을 희석하기 위해 금리연동형 상품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이조차 위험한 상태다. 

금리연동형 상품에도 계약자에게 최소한의 이율을 보증하는 최저보증이율이 존재한다. 올해 6월 말 기준 생보사가 보유한 2.5~3.5%대 최저보증이율 비중은 41.4%로 지금보다 운용자산이익률이 추가 하락할 경우 역마진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예보 생명보험팀 관계자는 “시장금리 급락 및 부채·자산간 만기구조 차이로 운용자산이익률이 부채부담이율 대비 빠르게 하락하며 금리 하락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통위가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금리하락 압력이 지속될 예정이면서 이차역마진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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