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익 ‘반토막’…코로나19로 송금 수요 감소 탓

<대한금융신문=하영인 기자> 필리핀계 메트로은행 부산지점이 지난달부로 문을 닫았다. 설립된 지 20여년 만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트로은행은 올해 초 금융당국의 부산지점 폐쇄 인가를 받고 지난달 31일 서울지점과 부산지점을 통합했다.

국내 유일한 필리핀계 메트로은행은 지난 1997년 4월 서울지점 영업을 개시한데 이어 2020년에 부산지점을 오픈하면서 2개 지점을 운영해왔다. 서울지점은 수신·송금업무와 신용장 관련 외환업무, 부산지점은 송금업무가 주된 업무였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소액해외송금업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핀테크 업체, 저축은행 등 해외송금 경쟁사가 늘고 수수료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진 것이다.

여기 더해 코로나19 사태로 송금업무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상태다. 팬데믹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으나 인터넷뱅킹 등의 서비스가 마련되지 않아 고객이 직접 지점에 방문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다만 부산지점은 소규모로 이뤄져 폐쇄로 인한 타격은 적을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점을 축소한 것에 무게가 실린다.

메트로은행의 지난해 기준 당기순이익은 15억1241만원으로, 1년 전(30억8231만원)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이는 같은 기간 외환관련이익이 16억1878만원에서 8억7036만원 수준으로 46.23% 감소했으며 수수료수익이 39억3400만원으로 11.9%가량 줄어든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11%대를 유지했던 총자산이익률(ROA)도 이듬해 △1분기 8.74% △2분기 8.64% △3분기 7.48% △4분기 5.41%로 매분기 내렸다. 이 기간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9.25%, 9.11%, 7.97%, 5.78%로 감소세를 보였다.

메트로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익이 감소하면서 부산지점과 서울지점을 통합하게 됐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가 오면 해외체류, 여행, 유학 등 해외송금에 내한 니즈가 자연스레 늘게 돼 건전성과 실적 모두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메트로은행은 필리핀 내 자산 규모 2위 은행으로, 국내 지점의 자본금 규모는 6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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