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0 02:10 (월)
[응답하라 우리술 196] 곡성 특산 토란으로 상쾌한 술 빚는 ‘시향가’
[응답하라 우리술 196] 곡성 특산 토란으로 상쾌한 술 빚는 ‘시향가’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1.04.19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토막’, ‘말이야막걸리야’ 등 재치 있는 술 제목 화제
흑염소 중탕액 발효시킨 ‘흑세주’도 곧 시판할 계획
전국에서 가장 많이 토란을 생산하고 있는 전남 곡성에서 지난 2019년부터 토란을 부재료 막걸리를 빚고 있는 ‘시향가’의 양숙희 대표가 발효실에서 막걸리 발효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이 토란을 생산하고 있는 전남 곡성에서 지난 2019년부터 토란을 부재료 막걸리를 빚고 있는 ‘시향가’의 양숙희 대표가 발효실에서 막걸리 발효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젊은 양조인들의 막걸리 업계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술의 부재료도 다양해지고 있다.

고조리서에 등장하는 부재료에서 그치지 않고, 서양의 식재료는 물론 양조에 사용하지 않던 지역특산물까지 다채로운 상상력이 우리 술에 적용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전남 곡성에 ‘시향가’라는 이름의 술도가를 연 양숙희 대표도 그런 경우다.

전국에서 토란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전국 재배면적의 60%)의 양조장답게 만들고 있는 술들에 모두 토란을 넣고 있다.

그런데 토란은 술의 재료로서 무척 낯선 소재다. 미끈거리는 데다 끓는 쌀뜨물에 소금을 넣고 삶아야 비로소 식용이 가능한 식재료가 된다.

그래서 술의 부재료로 사용하지 않았고, 양조장으로서도 선호하지 않는 소재였다.

이처럼 술을 만드는데 핸디캡이 많은 재료임에도 양 대표가 토란으로 막걸리를 빚게 된 것은 시어머니의 요청에 의한 것이다.

섬진강을 끼고 있는 곡성군은 토란 농사의 최적지로 꼽혀 양 대표의 집에서도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장하기 힘든 재료인데다 판매되지 않는 경우 버려지는 토란이 많아 이에 대한 활용방안이 필요했던 것이다.

양 대표는 효과적인 저장 방법을 찾다가, 주성분이 탄수화물이라는 점에서 알코올 발효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앞에서 한 설명처럼 토란의 물성은 삶는 것만으로도 부족하고, 굽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의 손을 부를 뿐이었다. 게다가 토란의 맛은 ‘특별한 맛’이 없다는 것이 특징이기까지 하다.

그런데도 양 대표는 토란으로 막걸리 빚기를 멈추지 않는다. 결국 찾은 방법이 토란 편을 내어 말려서 사용하는 것이었다.

전남 곡성에서 토란을 소재로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 ‘시향가’의 양숙희 대표가 최근 개발한 ‘말이야막걸리야’라는 술의 탭막걸리 버전을 시연하고 있다.
전남 곡성에서 토란을 소재로 막걸리를 만들고 있는 ‘시향가’의 양숙희 대표가 최근 개발한 ‘말이야막걸리야’라는 술의 탭막걸리 버전을 시연하고 있다.

결국 그렇게 칩을 만들어 지역의 친환경 쌀과 함께 발효시켜 막걸리를 만들어낸다.

그 술이 지난 2019년 말 양조장 이름과 같은 ‘시향가’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프리미엄 막걸리다.

‘향기를 베푸는 집’이라는 뜻의 이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 8%의 경쾌한 맛을 낸다.

토란의 물성을 이해한 양 대표는 탄력을 받아 알코올 도수 6.2%의 대중적인 토란막걸리를 계획하게 된다.

시향가 출범 1주년을 맞아 지난해 8월 출시한 ‘토막’이 그 주인공이다. 이름도 대중적으로 쉽게 불릴 수 있도록 토란막걸리를 줄여 붙였다.

그리고 올봄 젊은이들을 겨냥한 신제품을 내놓았다. 이름부터 젊은 계층에게 재미를 줄 수 있도록 ‘말이야 막걸리야’라고 붙였다.

게다가 한 손에 들어오는 200ml 버전이다. 등산, 차박 등 야외활동 후 가볍게 갈증을 풀 수 있는 용도로 개발한 것이다.

4가지 버전으로 만들어 찾는 재미까지 보탠 ‘말이야 막걸리야’는 탭막걸리로도 제공할 예정이다.

즉 생맥주처럼 탭에서 막걸리를 받아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 앞서 발표한 술보다 좀 더 청량감이 돋보이는 술이기도 하다.

한편 양숙희 대표가 최근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영역은 ‘흑세주’라는 술이다.

지난 2016년 뒤늦게 대학에 입학한 양 대표는 전남과학대에서 대체의학을 전공하게 된다.

건강에 관한 다양한 식재료를 공부한 후 졸업작품으로 흑염소 중탕액을 쌀과 함께 발효한 술을 제출한다.

의외의 호평을 받은 흑세주는 고문헌에도 등장하는 무술주, 혹은 황구주라는 술에서 착안한 술이다.

동물성 단백질이 주성분인 육류를 중탕액으로 만들어 쌀과 함께 발효시킨 보양주로 대표적인 약주에 해당하는 술이다.

하지만 탄수화물 이외의 단백질과 지방 등은 발효가 잘 안돼 술을 만드는 과정도 힘이 든다.

토란이 그렇듯이 이 술 또한 재료 자체의 물성은 양조자를 고단하게 한다. 하지만, 우리 술 시장에 없는 새로운 술을 만들고자 하는 젊은 양조인의 패기가 깃든 술이라고 볼 수 있다. 

양숙희 대표는 ‘흑세주’를 막걸리와 약주, 소주, 과하주 등 4가지 버전으로 준비한다고 한다.

흑염소의 약성을 술에 제대로 반영해 보양주를 찾는 고객을 타깃으로한 마케팅을 벌일 예정이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