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해외 당기순익 7050억
국내부터 비대면 서비스 개선 총력

(현대캐피탈 CI)
(현대캐피탈 CI)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지난해 현대캐피탈 해외법인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중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부회장이 수년 전부터 준비한 디지털 혁신을 바탕으로 준비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SNS를 통해 “지난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수익 1조9000억원 중 현대캐피탈 해외법인(7049억원)의 비중이 37%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이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당기순익은 7049억원으로 국내법인(2996억원)의 두 배 이상이다. 같은 기간 국내 법인의 총자산이 30조3762억원으로 전년 대비 5% 증가한데 비해 해외법인(56조4290억원은) 11%나 증가했다.

6년 전부터 디지털·비대면 전환 준비

현대캐피탈은 지난 2015년부터 디지털 인력을 대규모 채용하며 디지털 전환을 준비했다. 정 부회장은 2017년 한 특강에서 “금융회사의 운명은 디지털 혁신에 달렸다”며 “앞으로 이익의 20%를 디지털 개발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캐피탈은 국내부터 디지털 전환을 추진했다. 지난 2017년 자동차 금융의 전 과정을 디지털화 한 ‘디지털 자동차 금융신청 시스템’이 도입됐다. 이 서비스는 고객의 서류작성과 심사과정을 간소화해 모바일로 금융상품을 신청할 수 있게 지원한다. 출시 초기 25%였던 서비스 이용률은 지난해 70%를 넘겼다.

지난 2019년에는 고객이 자신에 맞는 자동차 금융상품을 찾고 비교할 수 있도록 신차 금융 통합사이트(디지털 오토)를 오픈했다. 해당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차종을 선택하면 3분 안에 차량 견적조회와 대출 신청까지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상품판매와 대출심사의 간소화뿐 아니라 초개인화 마케팅에도 디지털을 접목시켰다. 현대캐피탈 고객은 인터넷을 통해 개인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라이프 스타일과 경제적 상황 등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받고 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를 도입해 서비스들을 고도화했다. 상담원 대기시간을 없앤 인공지능 자동응답 시스템과 인공지능 기반 차량 시세조회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본사 주도로 해외법인 체질개선…디지털 효과

지난해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 확대 필요성이 대두되자 현대캐피탈은 국내 인력들을 해외법인에 투입했다. 본사 인력들은 국내에서의 디지털 전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디지털화를 효과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현대캐피탈의 영국과 브라질 법인은 고객 10명 중 9명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상품에 가입할 정도로 이미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 있는 시장이었다. 하지만 이외 국가에서는 여전히 문서를 사용해 팩스로 며칠간의 대출심사를 받는 등 과정이 번거로웠다.

특히 미국에서는 대면 거래가 주를 이뤄 전자계약 플랫폼 이용률이 현저히 낮았다. 이에 현대캐피탈은 딜러 대상의 온·오프라인 교육과 서비스 홍보 등을 통해 전자계약 사용을 유도했다.

전자계약 사용이 증가하자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했고 대출심사 시간도 단축돼 고객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었다.

지난해 현대캐피탈 미국법인에서 고객 한명을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3만8000원으로 지난 2018년(4만8000원) 대비 21% 가까이 절감됐다. 같은 기간 미국법인의 대출심사 인력은 100명으로 17%가량 줄었다.

본사 인력들은 디지털 계약뿐 아니라 국내에서 이미 활용 중인 인공지능 기반 음성응답 시스템, 챗봇(채팅 로봇) 등을 통해 현지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했다.

현재 현대캐피탈 미국 홈페이지에서는 국내에 먼저 도입됐던 ‘디지털 오토’의 비교분석과 견적조회 등의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해외에서 비용절감과 고객유치 효과를 동시에 거둔 현대캐피탈은 오는 2023년까지 모든 해외법인 채널을 디지털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국내에서 선도적으로 디지털화를 준비했던 것이 해외법인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원인”이라며 “본사와 해외법인은 물론 해외법인 간의 소통도 강화해 성공사례를 공유하고 서비스를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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