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중금리 대출, 레드오션으로 주목
네이버파이낸셜, 방대한 정보로 시장 선점
위기 느낀 은행…’신용평가모델‘ 재건 분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은행들이 소상공인 대상 대출 확대를 위한 데이터베이스(DB)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내 최대 쇼핑 플랫폼 ‘스마트스토어’를 등에 업고 시장에서 활개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달부터 BC카드사 가맹점 정보를 비대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에 신규 반영한다.

BC카드사가 보유한 가맹점 정보를 은행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최초 사례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기반으로 현재 판매 중인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대출상품인 ‘우리 오(oh)! 클릭대출’과 ‘우리 사장님 e편한 통장대출’, ‘우리 캐시노트 플랫폼 전용대출’에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와 KB국민은행은 개인사업자 신용정보 확보를 위해 데이터기반중금리시장혁신준비법인(이하 중금리혁신법인)의 손을 잡기로 했다.

중금리혁신법인은 전국 80만 사업장에서 사용되는 ‘캐시노트’ 서비스 운영사인 한국신용데이터를 주축(지분율 42%)으로 운영된다.

지난 25일 금융위원회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 예비 허가를 신청했으며, 승인이 떨어지면 주주사의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 전용의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할 계획이다.

초기 자본금은 100억원 규모이며 카카오뱅크는 33%, KB국민은행은 7%의 지분율을 갖는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신한은행의 경우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음식배달 플랫폼’을 새로운 개인사업자 정보 창출구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개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설정해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를 둬 수수료를 통한 수익보단 플랫폼 운영으로 가맹점 매출 데이터를 확보, 이를 소상공인 중금리 대출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들이 개인사업자 DB 수집에 사활을 거는 건 시장 신규 플레이어로 등장한 네이버파이낸셜에 대적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9월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출시한 바 있다. 모기업인 네이버가 운영하는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의 실시간 매출 흐름과 고객 리뷰, 재방문율 등과 같은 비정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심사를 집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스토어에는 지난 4월말 기준 약 45만개 업체가 입점해있다.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은 출시 6개월만에 누적 대출 약정액 500억원을 돌파했다. 평균 대출액은 2700만원, 평균 금리는 연 5.7%를 나타냈으며 대출 승인율은 40%를 넘었다. 특히 대출을 받은 판매자의 약 42%는 기존 금융권 대출상품을 이용하기 힘들었던 간이 사업자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새 이자수익 먹거리가 필요해지면서 그동안 가용 정보 부족을 이유로 뒷전에 있던 소상공인 중금리 대출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파이낸셜이 방대한 데이터를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모습에 은행들도 재빨리 다양한 전략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며 대응에 나섰다”며 “담보·보증을 세우거나 오프라인 점포가 있어야만 대출을 집행했던 과거와 달리 유연한 한도와 승인율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새롭게 다져나가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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