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증가세에 예·적금 금리↑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 올려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대형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올리자 따라 올려야 하는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곤란한 눈치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1.83%로 전월(1.64%) 대비 0.19% 상승했다. 올해 지난 5월까지 하락세를 유지하다 지난달부터 상승 전환했다.

최근에는 대형·지주계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예·적금 특판 상품까지 내놓으며 수신을 끌어 모으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내렸던 수신금리를 올리는 건 최근 여신 수요가 증가하면서 예대율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예대율은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로 저축은행의 경우 예대율 100%를 적용받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저축은행의 여신 총잔액은 83조6904억원으로 전월(81조7551억원) 대비 1조9353억원 증가했다. 지난 3월 여신 증가액 1조4106억원에 비해 5000억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여신 증가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여신이 빠르게 증가하자 대형 저축은행(자산 2조원 이상)을 선두로 업권 전체가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문제는 지방의 중소 저축은행은 여신 증가세가 대형 저축은행만큼 가파르지 않음에도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4월 서울·경기권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1조5703억원이 증가했다. 전체 여신 증가액의 81.1% 수준으로 압도적인 비중이다. 나머지 지역은 18.9%를 나눠 가져 극히 적은 수준이다.

지방 중소형 저축은행은 여신 확보뿐 아니라 금리 경쟁력이 없는 경우 수신 확보도 어렵다. 같은 금리의 예금상품이어도 예금자들은 보다 안정적인 대형 저축은행에 수신을 맡기기 때문이다.

대형 저축은행을 따라 중소형 저축은행도 금리를 조정하는 행태가 관습처럼 이어지는 이유다.

최근에는 지역 기반 영업마저 어려운 실정이다. 오픈뱅킹과 모바일 플랫폼 활성화로 지역 내 소비자들이 서울·경기권 저축은행 상품을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중들에게 저축은행에 대한 부실 우려가 남아있어 더 낮은 금리여도 대형 저축은행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며 “중소형 저축은행은 대형보다 싸게 대출해 주고 높은 이자를 줘야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경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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