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금융 품은 사모펀드 누가 웃었나]
금융강화와 사업 다각화로 상승세
규제 및 본업 수익성 악화는 숙제

2022년 01월 11일 15: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지난 2019년 롯데그룹은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각각 다른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았다. 인수 직후 대표이사를 JKL파트너스 인사로 교체한 롯데손보와 달리, 롯데카드는 당시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안고 가는 등 양사는 인수 초기부터 다른 방향성을 보였다. 손 바뀜 2년을 넘긴 현시점에서 양사의 행보를 되짚어 본다.

롯데그룹을 떠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안긴 롯데카드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실적 개선으로 순조롭게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평가된다.

롯데카드 조좌진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로카(디지털+로카)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디지로카는 롯데카드가 지난해 11월부터 추진 중인 브랜드 개편 캠페인으로, 신용카드 회사를 넘어 초개인화된 디지털 회사로서의 도약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업계는 디지로카를 롯데카드의 체질개선 후속타로 해석한다. 앞서 지난해 3월 롯데카드는 카드와 금융을 분리한 금융브랜드 ‘로카머니’ 론칭으로 금융강화라는 1차 체질개선에 나선 바 있다.

실제로 대주주 변경 이후 롯데카드의 호실적은 금융이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자수익은 각각 3750억원, 797억원으로 인수 직전인 2019년(3108억원, 774억원)과 비교해 모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반대출의 이자수익도 411억원에서 601억원까지 늘었다.

금융에서의 사업 다각화도 병행됐다. 기존에 소홀했던 자동차 할부금융을 강화해 취급액을 인수 이전보다 300%가량 확대했고, 지난해 4월에는 주식매입자금대출(스탁론)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총자산과 순이익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총자산은 15조7226억원으로 인수 직전(12조6771억원) 대비 2조원 이상 몸집을 불렸으며, 순이익은 314억원에서 2078억원까지 6.6배 급증했다. 인수가격과 기업 몸값의 지표가 되는 순자산도 2년새 2689억원, 11%를 끌어올렸다.

건전성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카드의 고정이하채권과 연체채권비율은 △2019년 1.32%, 1.65% △2020년 1.25%, 1.32% △2021년 1.04%, 1.14%로 지속 개선됐다.

다만 규제환경 변화와 본업에서의 수익성 악화는 숙제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차주 단위 DSR 산정에 카드론을 포함하기로 결정하면서, 그간 카드론을 확대해 온 롯데카드의 영업이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결제로 인한 가맹점수수료 수익도 축소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롯데카드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153억원으로 인수 후 지속 감소세다. 게다가 지난해 말에는 금융위가 또 한차례의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발표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 사모펀드가 3~5년이 지난 시점에 투자금 회수를 결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MBK는 올 하반기 이후 재매각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인수 때 MBK는 지분 79.83%를 1조381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지분 100%의 가격은 1조7300억원, 주가순자산비율은 0.8배 수준이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타사보다 신속하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모펀드 특성상 빠른 시일 내에 수익성과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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