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MG손해보험 인수 후, KDB생명보험과 리치앤코 인수까지 노리며 보험업권 확장을 도모하던 JC파트너스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투자유치를 통해 MG손보의 경영난을 극복하려던 계획은 투자자가 자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불확실해졌다. 게다가 리치앤코 인수로 영업 정상화를 노리던 방안도 KDB생명 인수 과정에서 법적인 분쟁이 생기며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2022년 2월 7일 17:11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가 보험업계 큰 손으로 떠올랐다. MG손해보험, KDB생명보험에 이어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리치앤코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KDB생명에 투자가 마무리되고 리치앤코까지 손에 넣으면 보험업 진출을 위해 조성한 자금만 1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JC파트너스는 MG손보 인수와 자본확충을 병행하며 실질적으로 약 4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KDB생명 인수 및 증자 금액 3500억원, 리치앤코 투자 프로젝트펀드(PF)에 조성할 약 2000억원까지 합하면 총액은 9500억원에 달한다.

JC파트너스가 보험업에 과감한 베팅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하고 통상 5년 이내에 엑시트를 추진한다. 향후 지분 매각 과정에서 경영 여건이 여의치 않은 보험사들과 함께 영업효율지표가 양호한 GA를 함께 인수해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리치앤코로 MG손보 우회투자 검토


JC파트너스가 당면한 과제는 단연 MG손보의 경영 정상화다. MG손보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명령까지 받으면서 당장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JC파트너스는 리치앤코를 인수한 뒤, 100~200억원 가량을 MG손보에 증자하는 재출자 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가 리치앤코를 인수하고, 리치앤코가 MG손보에 증자를 진행하게 되면 세개사의 관계는 복잡해진다. 앞서 리치앤코가 JC파트너스의 MG손보 지분출자에 200억원 가량을 투자한 바 있어서다. 즉 리치앤코와 MG손보간 거래의 자금이 대주주 JC파트너스까지 올라가는 기이한 출자구조를 갖게 된다. 

예컨대 JC파트너스라는 대주주를 공유하는 두 회사간 자금이 중복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JC파트너스에 인수된 리치앤코가 MG손보 증자에 출자하게 되면, MG손보의 자본이 늘어 지급여력비율도 오르고 리치앤코의 자산으로도 인정된다. 그러나 한 회사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다른 회사로 전이될 리스크도 있다.

과거에도 JC파트너스는 MG손보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이같은 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JC파트너스가 리치앤코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리치앤코가 확보한 자금은 JC파트너스의 사모펀드에 출자하는 안을 고려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다만 JC파트너스도 리치앤코 인수를 통한 MG손보 증자를 고민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인데, JC파트너스가 리치앤코 인수를 위해 조성하는 PF의 투자자들은 자신의 자금이 MG손보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이 끼어있는 상황에서 투자금을 조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도 JC파트너스는 MG손보에 출자할 납입금을 리더스기술투자에게 투자받기로 했지만, 다 받아내지 못하고 있다.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KDB생명의 주식매매계약(SPA) 거래기한도 지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시너지 확신”…노림수는 통매각?


우회투자를 제외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위한 인수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영업력이 좋은 GA를 통해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영업을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보험업계서 리치앤코는 설계사 수 대비 매출이 높은 알짜 GA로 꼽힌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리치앤코의 설계사 수와 당기순이익은 3688명, 1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설계사 수가 1만명이 넘는 GA 4개사(한화생명금융서비스·지에이코리아·글로벌금융판매·인카금융서비스)의 평균 순이익이 68억원의 적자라는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JC파트너스 관계자는 “리치앤코는 영업력도 좋고 DB라든지 해지율 관리가 체계적으로 잘 잡혀있는 훌륭한 회사”라며 “당연히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JC파트너스가 제판분리 등을 통해 MG손보와 KDB생명의 수익성을 개선한 후, 리치앤코와 함께 통매각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보험업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 등이 거론된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JC의 MG손해보험 인수 당시 프로젝트 펀드에 LP 출자자로 20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더해 MG손보가 우리은행으로부터 받은 약 1000억원의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앞서 지난 2020년에도 우리금융캐피탈의 지분에 LP로 참여한 뒤, 경영권을 인수한 바 있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비인기 매물인 중소형 보험사를 패키지 딜로 매각할 경우, 각각의 회사에 대한 협상 과정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인수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라 예단하기 어렵지만 사모펀드가 생보, 손보, GA를 모두 인수하려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사모펀드는 통상 3~5년 이후에 매각을 저울질하기에 투자한 가치 이상으로 불린 뒤, 자금 회수를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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